누군가 손가락을 톡톡 두드리거나 다리를 덜덜 떨게 되면, 괜히 짜증이 나고 불편했던 적이 있는가? 이는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닐 수도 있다.


최근 네이처 자매지인 『Scientific Reports』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사람들 중 3명 중 1명은 타인의 작은 움직임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현상인 '미소키네시아'를 경험할 수 있다. '미소키네시아(misokinesia)'는 그리스어로 '움직임에 대한 혐오'를 의미한다. 다른 사람의 작은 반복적 움직임을 보는 것만으로도 불쾌감이나 짜증을 느끼는 심리 반응이다. 예를 들어, 다리 떨기, 손가락 두드리기, 껌 씹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상대는 무의식적으로 행동하더라도, 보는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비슷한 개념으로 '미소포니아(misophonia)'가 있다. 이는 특정 소리, 예를 들어 씹는 소리나 펜 클릭 소리, 입에서 나는 잡음 등에 강한 불쾌감을 느끼는 현상이다.


두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많지만, 미소키네시아는 시각 자극, 미소포니아는 청각 자극에 반응한다는 점에서 서로 다른 현상으로 구분된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연구팀은 총 4100명을 대상으로, 미소키네시아에 대한 실험을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약 33%, 즉 3명 중 1명꼴로 미소키네시아를 경험했다. 특히 여성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고, 나이가 많을수록 예민해지는 경향이 있다.


혹시 이렇게 예민한 이유가 집중력 부족 때문일까? 연구팀은 시각 주의력에 대한 실험도 실시했지만, 미소키네시아와 주의력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는 없었다. 즉, 꼼지락거림에 불쾌감을 느낀다고 해서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미소키네시아의 원인 중 하나로 '공감 반응'을 제시했다. 불안해 보이는 사람의 행동을 지켜보면, 그 불안이 무의식적으로 전염되듯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거울 신경 세포(Mirror Neuron)'와의 연관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신경 세포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볼 때, 마치 자신이 직접 행동하는 것처럼 뇌가 따라 반응하는 신경 회로다. 예를 들어, 누군가 하품을 하면 나도 하품이 나오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또 미소키네시아와 '시각적 사회 민감성' 사이 연관 가능성도 제기됐다.


현재 과학적으로 입증된 표준 치료법은 없지만, 임상 심리학이나 인지 행동 치료(CBT)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몇 가지 전략이 있다.


1. 주의 전환

전략불편한 자극이 눈에 띌 때, 의도적으로 다른 것에 집중하는 방법이다.

-독서, 음악 듣기, 눈 돌리기 등


2. 환경 조절

자극 자체를 피하거나 차단하는 방법이다.

-자리 옮기기, 벽 쪽 보기, 방해 요소 가리기 등


3. 행동적 회피

전략자극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환경을 줄이거나 벗어나는 방법이다.

-특정 장소 회피, 소규모 모임 선택 등


이런 방법들을 통해 생활 속에서 조금이나마 스트레스를 줄여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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