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연기를 단기간 들이마시더라도 정신 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걸로 나타났다. 국내도 지난달 대규모 산불이 며칠 간 계속돼 많은 사람이 숨쉬기 힘들 정도로 고통을 겪었다. 산불 피해자를 위한 정신 돌봄이 필요하다.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 연구팀은 2020년 7~12월 캘리포니아 산불 기간의 공기 입자 오염 수준과 정신건강 문제로 응급실을 찾은 8만 6668명의 사례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산불 미세먼지 오염이 1㎍/㎥(1입방미터 당 10마이크로그램) 증가하면 응급실 방문이 더 많았다. 방문자의 정신 건강을 분석했더니 전반적인 정신 건강 위험 8% 증가, 우울증 위험 15% 증가, 기분 장애 위험 29% 증가, 정신 불안 위험 6% 증가 등으로 나타났다.


여성과 어린이는 산불 연기와 관련된 정신 질환에 더 취약한데 각각 위험도가 17%, 46% 높아졌다. 인종별 차이도 컸다. 흑인은 기분 장애의 위험이 두 배 이상 높았고 히스패닉계는 30% 증가했다.


보건대학원 환경보건 학과장 카리 나도 박사는 "산불 연기는 호흡기 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산불이 유발할 수 있는 트라우마 외에도 연기가 우울증, 불안, 기분 장애 등 정신 건강을 악화하는 데 직접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미국의사협회 학술지인 'JAMA Network Open'에 'Fine Particulate Matter From 2020 California Wildfires and Mental Health-Related Emergency Department Visits'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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