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후엔 몸이 달아오른다. 뜨거워진 몸을 식히고 갈증을 달래려 자신도 모르게 찬물을 들이키게 된다. 엄밀히 말하면 그리 좋은 행동은 아니다. 시원해서 상쾌할지는 몰라도, 근육 피로 해소엔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운동 후 피로가 빨리 풀리려면 운동 중에 근육에 쌓인 대사 산물이 얼른 배출돼야 한다. 그러나 운동 직후에 찬물을 마시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액을 통한 대사 산물 배출도 원활하지 않게 된다. 또 찬물을 마시면 호흡에 관여하는 근육이 한때 경직된다. 이에 체내 산소와 이산화탄소 교환 속도가 느려져 피로 회복이 더뎌지게 될 수 있다.
운동 후에 찬물을 마시면 소화 불량이나 복통, 설사를 쉽게 경험하게 된다. 운동 직후엔 평소보다 위장 기능이 떨어진다. 혈액이 근육에 우선 전달돼, 소화기관으로 가는 혈류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소화액이 분비되는 속도도 느려질 수 있다. 이럴 때 찬물을 마셔서 위장을 자극하면 소화 기능이 더욱 저하된다. 차가운 물을 체온과 비슷한 온도로 데우는 데 에너지가 소비돼, 소화 과정에 사용되는 에너지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운동 후엔 찬물보다 미지근한 물을 250~300mL 마시는 게 바람직하다.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렸거나 운동을 오래 했다면 물 대신 이온음료 등 전해질 음료를 약간 마셔준다. 땀을 흘리면 몸속에서 나트튬과 칼륨 등 전해질이 빠져나가는데, 이때 맹물을 마시면 체내 전해질 불균형이 더 심해져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구토를 할 수 있다. 운동으로 체중의 2%에 해당하는 땀을 흘린 사람들에게 물과 전해질 음료 중 하나를 마시게 한 결과, 후자에서 근육 경련이 덜 생겼다는 연구 결과가 영국의학저널 스포츠의학지에 실리기도 했다.
다만, 건강한 성인이 한 시간 정도 운동하는 것으로는 전해질을 보충해야 할 만큼의 전해질 불균형이 생기지 않는다. 전해질 보충이 필요한 상태가 되려면 마라톤 등 고강도 운동을 장시간 해야 한다. 트레드밀(러닝머신)에서 걷는 중강도 운동을 한 시간 정도 한 후라면,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 수분이 충분히 보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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