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합성 고분자를 이용해 만드는 껌을 씹을 때 한 개에 수백~수천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나와 침과 섞여 섭취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샌제이 모한티 교수팀은 26일(현지시간)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화학회 춘계학술대회(ACS Spring 2025)에서 천연 및 합성 껌을 씹을 때 미세플라스틱을 얼마나 섭취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예비 연구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모한티 교수는 "이 연구는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과학자들은 미세플라스틱의 안전 여부는 모르지만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에 노출돼 있다는 것은 안다. 우리는 그것을 조사하고자 한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식품과 음료, 각종 포장 등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비롯해 플라스틱 생산 과정 등에서 배출되는 1㎚~5㎜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을 사람들이 매년 수만 개씩 섭취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막대한 양이 소비되고 있는 껌에 대한 미세플라스틱 연구는 널리 이뤄지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짚었다.
껌은 보통 고무 베이스와 감미료, 향료, 기타 성분으로 만들어진다. 천연의 경우 치클이나 다른 나무 수액 같은 식물성 폴리머를 사용하며, 다른 제품은 석유 기반 폴리머로 만든 합성 고무 베이스를 사용한다. 연구팀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합성 껌과 천연 껌 각각 5개 브랜드를 실험 참가자에게 씹게 한 뒤 타액 샘플을 채취해 미세플라스틱이 방출되는 속도와 양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껌 1g당 평균 100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방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껌에서는 1g당 최대 637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나오기도 했다.
연구팀은 이는 무게 2~6g인 껌 하나에서 최대 3000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라며, 연간 160~180개의 작은 껌을 씹는다면 수만개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부분 껌을 씹은 후 처음 2분 이내에 미세플라스틱이 나왔으며 8분쯤 지나면 전체의 94%가 방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껌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오는 것은 타액 속 효소 때문이 아니라 씹을 때 강한 마모성 때문이라고 했다. 또 미세플라스틱 노출 가능성을 줄이려면 새 껌을 씹는 것보다 한 조각을 오래 씹는 게 낫다고 제안했다.
미세플라스틱이 인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하지만 치매 등 뇌 질환 위험 증가, 뇌졸중과 심장병 위험 증가, 청력과 균형 감각 저하, 남성 생식 발달 저하 등의 연관성을 입증한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이번 논문은 아직 동료 심사 평가를 받지 않았으며,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현지시각 23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미국 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 봄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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