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바뀌고 있다. 따뜻해진 날씨를 반기는 사람도 많지만, 봄은 어떤 이들에겐 반갑지 않은 계절이기도 하다. 미세먼지에 황사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인데, 요즘 우리나라를 덮치고 있는 미세먼지 농도는 OECD 최고 수준이다.


미세먼지와 황사는 모두 호흡기 질환, 눈병, 알레르기, 피부 질환을 불러온다. 특히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기관지, 허파꽈리까지 침투하기에 건강에 더 해롭다. 나쁜 물질이 허파를 통해 혈관까지 파고들어 심혈관계 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거기다 꽃가루도 문제다. 특히 3~4월에 꽃이 피는 나무의 꽃가루는 가볍고 공기 중에 쉽게 떠다니며 호흡기로 들어오게 된다. 부산 봉생기념병원 호흡기전담클리닉 김애란 과장은 "이들 꽃가루는 크기가 작아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공기 중에 퍼지며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고 했다. 꽃가루 농도는 따뜻하고 건조한 오전 시간대에 가장 높다. 비가 내린 후 땅에 가라앉았던 꽃가루가 다시 공중으로 떠오르면서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 그리고 반려동물 털 등 사람 몸에 위해한 알레르겐에 노출되면 천식, 알레르기 비염 등의 여러 호흡기 증상들이 나타난다. 특히, 급성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과민증)는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김 과장은 "알레르겐에 노출되면 몇 분 안에 기관지가 수축하고 혈관이 확장되면서 호흡곤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심할 경우 혈압 저하, 쇼크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어 즉각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알레르기를 막자면 회피요법, 약물요법, 면역요법 등이 쓰인다. 그래서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 농도가 높은 날엔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위해요소로부터 자신의 몸을 보호(회피요법)해야 한다.


김 과장은 "가장 손쉽고도 중요한 것은 원천적으로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외출 후 옷을 털고 샤워하기,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기, 환기는 꽃가루 농도가 낮은 시간대(또는 비가 내린 후) 실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래도 재채기, 콧물, 코막힘, 호흡곤란 등 증상이 증상이 심해지면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여 증상을 완화(약물요법)해야 한다. 특히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들에겐 약한 알레르기 항원을 조금씩 투여해 면역력을 미리 높여놓는 치료법(면역요법)도 쓰인다. 만약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면 병원에서 알레르기 검사를 미리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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