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후 커피'는 직장인들의 공식처럼 여겨질 정도로 커피는 한국인들에게 사랑받는 음료다. 커피가 파킨슨병 발병을 늦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캐나다 맥길대학 연구팀은 최근 'medRxiv'에 게재한 '커피 소비와 파킨슨병 발병 연령'에 관한 논문에서 "커피를 마시면 파킨슨병 발병 연령이 늦춰진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유럽인 2만7693명을 대상으로 커피 소비와 파킨슨병 발병 연령, 질병 위험과 진행 정도 간 연관성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커피 소비가 파킨슨병의 진행 증상인 인지 저하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했다.
파킨슨병은 치매 다음으로 발생률이 높은 퇴행성 뇌질환으로, 우리 뇌에 꼭 필요한 신경 전달 물질 가운데 하나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소실되는 중추신경계 퇴행성 질환이다. 파킨슨병이 발병하면 손동작이나 말이 느려지고 떨림, 근육 강직 등 증상이 나타난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운동장애가 점차 진행돼 걷기조차 힘들어진다. 또 시간이 지날수록 눈을 깜박거리지 않으며 얼굴에 표정 변화가 거의 없어진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커피 섭취가 파킨슨병 발병 연령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다만, 파킨슨병 발병 위험 자체를 줄이거나 병의 진행을 늦추는 효과는 없었다.
연구팀은 "커피에 포함된 생리활성 물질이 신경을 보호해 파킨슨병 발병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커피가 파킨슨병 예방과 치료 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를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마이애미 대학 의과대학 윌리엄 스콧 박사도 커피가 파킨슨병 발병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었다. 연구에 따르면 카페인이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일정 부분 뇌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커피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시 건강이 악화할 수 있다. 인도 구자라트주 지두스 의과 대학·병원의 넨시 카가타라 박사는 지난해 열린 '미국 심장학회 연례회의'에서 건강한 사람도 꾸준히 하루 400㎎ 이상의 카페인을 섭취하면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400㎎ 이상 카페인의 양은 커피 4잔에 해당한다.
한편, 한국인들은 매일 1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3년 국내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이다. 세계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 152잔 대비 두 배 이상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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