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방식과 사회경제적 환경이 유전적 요인보다 건강과 노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흡연과 경제적 지위, 신체 활동 수준이 조기 사망과 질병 발생에 중요한 요인으로 확인됐다.

2월 19일(현지시각) 영국 옥스퍼드대 코넬리아 반 딘 교수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 50만명을 12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164개의 생활방식 및 환경 요인과 22개 주요 질병의 유전적 위험 점수를 분석했다.

조사 기간 동안 사망한 참가자는 3만1716명이다. 이 중 75세 이전에 사망한 비율이 74.5%에 달했다. 연구팀은 환경적 요인이 사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이 17%에 이르는 반면 유전적 요인의 영향은 2% 미만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환경 요인이 유전적 요인보다 건강과 노화에 미치는 영향이 8배 이상 크다는 의미다.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치는 환경 요인은 흡연, 사회경제적 지위, 신체 활동, 생활 조건으로 나타났다. 흡연은 21개 질병과 연관이 있었고 가구 소득과 주택 소유 여부, 고용 상태 같은 사회경제적 요인은 19개 질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체 활동은 17개 질병과 연관성이 높았다.

연구진은 환경적 요인 가운데 23개는 개인의 노력이나 정책적 개입을 통해 개선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생애 초기 요인도 노화와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10세 때 체중이나 출생 전후 산모의 흡연 여부가 30~80년 후 노화와 조기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환경적 요인은 폐와 심장, 간 질환에 더 큰 영향을 미쳤으며 유전적 요인은 치매와 유방암과 같은 특정 질환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코넬리아 반 딘 교수는 이번 연구가 사회경제적 환경 개선과 흡연 감소, 신체 활동 증가가 유전적 요인보다 건강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개인의 생활습관뿐 아니라 공공 정책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진은 앞으로 장기 데이터를 추가 분석해 건강 수명을 늘리는 생활방식 개선 전략을 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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