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집 밖에서 산책이나 달리기를 하던 사람들은 겨울에 살이 찐다. 추위가 싫어 평소대로 운동하지 않게 되고 열량 소모가 줄어서다. 이에 겨울이 '살찌는 계절'이라고들 하지만, 사실 겨울만큼 다이어트 적기일 때가 없다. 추운 날씨를 견디고 일단 운동하기만 하면 살이 더 잘 빠질 수 있다.
겨울에 살이 잘 빠지는 건 기초대사량(생명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우리 몸은 체지방을 연소해 열을 더 만들어낸다. 겨울철 기초대사량은 여름보다 10% 정도 높아지는데, 밥 반 공기 정도의 열량이 더 쓰인다고 보면 된다. 실제로 15도 이하의 기온에 10~15분 노출되는 것만으로 한 시간 정도 운동한 것과 같은 다이어트 효과가 있었다는 호주 시드니대 연구 결과가 있다.
이런 신체 상태에서 운동을 시행하면 같은 양의 운동을 해도 다른 계절보다 열량이 빠르게 소모될 수 있다.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해 신체가 지방을 태우는 일에 익숙한 사람은 겨울철 운동의 다이어트 효과가 특히 크다. 유산소 운동을 한 주에 3번, 한 번에 30분 이상, 근력 운동을 한 주에 2번, 한 번에 2~3세트(각 세트 10~15회) 이상 실천하면 좋다.
다만, 겨울 날씨가 운동하기에 악조건인 건 맞다. 추운 곳에서는 몸이 굳기 쉬워 무턱대고 몸을 움직였다간 부상을 당할 수 있다. 겨울에 밖에서 운동하려면 보온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두꺼운 옷을 한 벌 입기보단 얇은 옷을 여러 벌 입는 게 좋다. 옷 사이마다 생긴 공기층이 체온이 쉽게 떨어지지 않도록 돕는다. 자유롭게 움직이기도 이쪽이 훨씬 편하다. 귀마개·장갑·목도리는 반드시 착용한다. 운동 전엔 반드시 몸을 풀어야 한다. 실내에서 준비 운동을 한 후에 밖에서 본격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권장된다.
나름의 이점이 있는 겨울 운동이지만,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는 삼가야 한다. 추운 날씨에 혈관이 수축해 몸에 무리가 갈 수 있다.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보다 온도 변화로 인한 혈압 상승에 취약하므로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온도가 1도 떨어질 때 수축기 혈압은 1.3mmHg 정도, 확장기 혈압은 0.6mmHg 정도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자나 고혈압 환자는 찬 날씨에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삼가고, 따뜻한 실내에서 운동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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