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이 질병을 부를 가능성까지 의심할 정도로 인체를 급속히 오염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의 뇌에서 발견된 미세 플라스틱 양이 일반적인 숟가락의 한 스푼 분량에 해당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의 뇌에서는 건강한 사람보다 최대 5배 더 많은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뉴멕시코대를 포함한 국제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인간의 뇌와 간, 신장 조직에서 미세플라스틱의 분포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2024년 초 시신들의 신장과 간에서는 2016년 시신들보다 7∼30배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측정됐다. 이는 에베레스트에서부터 마리아나 해구까지 광범위하게 퍼진 미세플라스틱이 사람들 장기에도 점점 많이 쌓이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가장 예민한 기관인 두뇌에서도 2016년 대비 50%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관찰됐다.
미세플라스틱은 크기가 1㎚(나노미터, 10억분의 1m)에서 500㎛(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에 이르는 초미세플라스틱 입자를 말한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매슈 캠펜 교수는 CNN에 "평균 45∼50세 정도인 보통 사람들의 뇌 조직에서 우리가 관측한 농도는 1g당 4800μg(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이며 무게로 따질 때 0.48%"이라면서 머리에 플라스틱 숟가락이 한 개씩 온전히 들어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 뇌가 99.5%는 뇌이고 나머지는 플라스틱인 셈"이라며 머리에 플라스틱 숟가락이 한 개씩 온전히 들어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치매를 진단을 받은 이들의 미세플라스틱의 분포도 따로 살폈는데, 그 결과 치매 환자의 뇌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건강한 이들보다 3~5배 많다는 점을 발견했다. 조각들은 동맥과 정맥의 벽, 두뇌 면역세포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캠펜 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이 치매 때문에 증가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해석할 때 매우 주의해야 한다"며 "우리는 현재로서는 미세플라스틱이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고는 추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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