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올겨울 저체온증 등 한랭질환 환자가 230명 이상 발생했다.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은 정점을 지나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예년보다는 높은 수준인데다 노약자 등 면역저하자의 경우 자칫 폐렴 등 다른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악화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5일 질병관리청 감염병 표본감시에 따르면, 1월 넷째 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분율(환자 1000명당 의심환자 비율)은 36.5명으로 1월 첫째 주 99.8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둘째 주 86.1명, 셋째 주 57.5명에 이어 3주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수치는 2023년(25.6명)과 2024년(30.3명)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돼 병원급 의료기관에 입원 중인 환자도 1월 첫째 주 1468명에서 둘째 주 1627명, 셋째 주 1239명에 이어 넷째 주 737명으로 급감했다. 바이러스성 호흡기질환 가운데 인플루엔자나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환자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계속 증가해 예년보다 많은 약 254명이 입원 중이다.


특히 최근 대만의 유명 배우이자 가수 구준엽의 부인인 쉬시위안(徐熙媛)이 인플루엔자에 걸린 후 폐렴 합병증으로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독감과 폐렴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바이러스나 세균, 곰팡이 등에 감염돼 호흡기에 염증이 발생하는 폐렴은 통상 항생제 치료 등을 통해 회복할 수 있지만 어린이나 노인, 면역저하자 등의 경우 중증으로 발전할 경우 호흡부전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도 폐렴구균으로 인한 감염증 발생 빈도가 높은 65세 이상 대상자에게 폐렴구균 무료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저체온증이나 동상 등 추위로 인한 한랭질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한랭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514개 응급의료기관에서 총 233명의 한랭질환자가 신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이 158명(67.8%), 여성이 75명(32.2%)이었고, 연령별로 보면 환자 3명 중 1명(33.5%)은 80대 이상 초고령자였다.


이번 주 내내 한파가 지속될 것으로 예보되고 있는 만큼 환자는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883명의 한랭질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42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문가들은 혈액순환 장애가 있거나 적절한 방한용품을 착용하지 못한 경우를 동상 위험군, 과음이나 알코올·약물 중독 등은 저체온증 위험군으로 구분하고 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심뇌혈관질환, 당뇨병, 고협압 등 기저질환자에게 급격한 추위는 혈압 상승으로 이어져 증상 악화를 부를 수 있다"며 "일반 성인에 비해 체온을 유지하는 기능이 약한 고령자와 어린이는 한파 시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평상시와 외출 시에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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