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이 1도 떨어지면 몸 기능의 효율이 약 12%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때문에 몸을 따뜻하게 하려면 든든하게 챙겨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과식했다간, 오히려 추위에 취약해질 수 있다.
한 번에 과도한 양의 음식을 먹으면 체온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다량의 음식을 소화하기 위해 혈액과 에너지가 위장으로 집중되기 때문이다. 혈액이 근육이나 뇌 등 몸 곳곳에 전달돼야 대사가 원활해져 몸이 전체적으로 따뜻해진다. 그러나 과식으로 위와 장에만 열이 과도하게 발생하면 몸 전체적으로는 체온이 낮아져 추위를 잘 느낄 수 있다.
복부 비만인 사람은 추위를 잘 타는 경향이 있는데, 과식하는 습관은 복부 비만 위험도 키우게 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에 따르면 전체 지방량이 같아도 지방이 배에만 몰린 사람이 추위에 훨씬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추위를 막는 역할을 하는 지방이 배에만 집중되면 지방이 비교적 부족한 어깨·팔·다리 등 다른 부위는 열을 쉽게 빼앗기기 때문이다.
추위를 덜 타려면 밥은 배가 고프지 않을 정도의 양만 천천히 먹는 게 좋다. 음식을 꼭꼭 씹어먹는 습관은 체온을 높인다. 음식을 씹는 과정에서 머리와 얼굴 전체에 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식사 시간은 최소 20분 정도로 넉넉히 잡고, 음식은 30회씩 씹어 삼키는 게 좋다. 목이 마를 땐 찬물 대신 미지근하거나 따뜻한 물을 마신다. 따뜻한 물로 족욕이나 반신욕을 해도 혈액 순환이 활발해져 체온 상승에 도움된다.
체온 상승에 도움을 주는 생강·계피 등을 먹는 것도 좋다. 생강은 혈액 순환을 도와 몸을 따뜻하게 한다. 진저롤이란 소염 성분이 들어 추운 날 코와 목의 염증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계피 역시 혈액 순환을 촉진해 체온을 올린다. 물에 넣고 끓여 차로 마시면 된다.
한편, 술은 마시지 않는 게 좋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피부가 뜨거워지면서 일시적으로 체온이 높아진다. 그러나 피부를 통해 열이 발산되고 나면 다시 체온이 떨어진다. 또 우리 몸은 뇌의 시상 하부와 중추신경계를 통해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는데, 술을 마시면 중추신경계가 둔해져 체온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몸이 차가워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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