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들어 몸이 찌뿌둥하더니 음식도 예전만큼 들어가지 않는다. 입맛이 떨어지면 먹는 즐거움도 사라진다. 다시 끌어올릴 방법은 뭘까?


식욕은 다양한 이유로 감소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게 노화다. 섭취한 음식물은 위가 늘어났다가 줄어드는 과정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내려가는데, 나이가 들어 위 탄력이 떨어지면 음식물이 잘 내려가지 못하므로 먹는 양이 자연스레 줄어든다. 호르몬 변화도 관련 있다. 노인은 십이지장에서 분비되는 식욕 억제 호르몬인 콜레시스토키닌의 혈중 농도가 짙고, 식욕을 돋우는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량이 적은 경향이 있다. 나이 들며 코와 혀의 기능이 떨어져 미각이 둔해지는 것도 식욕 감소에 한몫한다.


실내외 온도 차가 입맛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밖은 춥지만, 실내는 난방으로 따뜻하다 보니 자율신경 균형이 깨져 식욕이 줄어드는 것이다.


입맛이 줄어들어 자연스레 다이어트가 된다고 좋아할 게 아니다. 식욕 부진이 오래되면 건강이 악화될 수 있다. 2주 이상 입맛이 없거나, 이 때문에 체중이 5% 이상 감소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식사량이 줄면 영양 상태가 불균형해져 면역력이 약해진다. 장염이나 식중독 같은 감염병이 생기기 쉽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식욕이 없어도 음식을 잘 챙겨 먹어야 한다. 조금씩이라도 자주 먹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기름기가 적은 닭고기·생선으로 단백질을 보충하고, 비타민이나 미네랄이 풍부한 채소·과일을 일부러 챙겨 먹는 게 좋다. 오미자·매실 등 신맛이 나는 음료도 식욕 회복에 도움이 된다. 신맛에 침과 위산이 많이 분비되면 소화가 원활해져 음식도 잘 들어간다.
적당한 운동은 필수다. 춥다고 집에만 가만히 있으면 에너지가 소모되지 않아 식욕도 떨어진다. 집안에서 30분 만이라도 걷거나 실내 자전거를 타는 등 몸을 움직이도록 한다. 음식 맛과 색, 모양에 변화를 주는 방법도 있다. 평소 먹던 음식에 달걀이나 채소로 만든 알록달록한 고명을 올리는 식이다.


한편, 암이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으로 식욕이 감소한 사람들은 병원에서 전문의약품 식욕촉진제를 처방받을 수 있다. 이 약의 주성분인 메게스트롤은 뉴로펩타이드Y(식욕 중추를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을 억제해 입맛을 돋운다. 전문의약품인 만큼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의사의 처방이 있을 때만 복용해야 한다. 

Copyright © 의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