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걸리면 극심한 통증에 비명이 절로 나오지만, 부위 특성상 쉽게 말하기 어려운 병이 치질이다. 주로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지만, 몇 가지 습관을 개선하면 예방과 완화가 가능하다.


일본 소화기 내시경 전문의 아카하네 다쿠야 박사는 최근 출간된 '배변혁명'에서 치질 예방과 항문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우선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는 것이 항문 안쪽에 울혈이 생기게 해 치질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면서 "가능하면 30분에 한 번은 자세를 바꿔주고, 휴식 시간에 가벼운 운동을 해주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치질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엉덩이 청결 유지가 중요하다"며 "엉덩이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배변 후 엉덩이 근육을 조이는 습관이 좋다. 이는 배변 시 점막이 밖으로 돌출되지 않게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아카하네 박사는 "배변 시 5분 이상 힘을 주지 말고, 가능하면 상체를 앞으로 숙이는 자세를 유지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렇게 하면 배변 통로가 직선으로 열려 배변이 상대적으로 쉬워진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배변 시간은 3분 이내로 마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매운 음식도 피하라고 전했다. 매운 음식에 들어 있는 '캡사이신' 성분이 점막을 자극해 염증이 일으키고 치질에 걸릴 위험이 높인다는 것이다. 알코올 역시 점막을 상하게 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는 "항문 건강에는 유산균이나 식이섬유, 올리고당 같은 식사나 사과, 바나나, 당근 등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식이섬유를 섭취할 때 불용성 식이섬유와 수용성 식이섬유 비율은 2대 1이 이상적"이라고도 말했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수분을 끌어당겨 배변의 부피를 늘리고 장 운동을 활발하게 돕는다. 주로 버섯류, 콩류, 곡류, 채소, 해초 등에 풍부하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해조류, 과일 등에 많으며, 유익균 증식을 촉진하고 식후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하면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끝으로, 아카하네 박사는 "불규칙한 생활이 반복될 경우 자율신경의 균형을 깨트릴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자율신경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규칙적인 식사, 산책 같은 적당한 운동, 39~40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로 15분 가량 목욕을 하는 것 등을 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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