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생후 2개월이 채 안 된 영아가 백일해 확진을 받은 지 약 일주일 만에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2011년 통계 작성 이후 백일해로 인한 국내 첫 사망 사례이다. 이 영아는 백일해 확진을 받기 전 기침과 가래 증상에 시달렸다고 한다. 지난해 9월에는 9세 남아가 폐렴으로 사망했다. 이 아이는 코로나19와 마이코플 라즈마를 동시에 앓은 것으로 알려졌다. 발병 3일 만에 입원 치료를 받기 시작했지만, 열흘이 채 되지 않아 사망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소아와 청소년을 중심으로 감염병 환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사망자 역시 증가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됐다.


1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첫째 주(2024년 12월29일~2025년 1월4일) 전국 300곳 표본 감시 의료기관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증상을 보인 환자(의사환자)는 99.8명인 것으로 집계되었다. 한 주 전보다 약 1.4배 증가한 것으로, 호흡기 표본감시체계가 구축된 2016년 86.2명 이후 8년 만에 최대 규모다. 특히 소아와 청소년층 환자 수 증가가 두드러졌다. 모든 연령대에서 환자 수가 증가했지만 13~18세에서 의사환자 수는 1000명당 177.4명, 7~12세에서는 161.6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소청병협) 전날 서울 마포구 대한병원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아감염병으로 인한 사망자 역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란 우려를 제기했다.


최용재 소청병협 회장은 "지난해 절대 있어서는 안 될, 백일해로 인해 아동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환자 수가 늘면 위중증 환자도 함께 늘게 된다. 위중증 대응 역량이 충분했으면 문제가 안 되겠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사망자 역시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독감과 백일해, 마이코플라스마,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등 각종 소아 감염병의 창궐이 멈추지 않고 있다"며 "위중증 환아 전원 시스템 확립이 시급하다. 지난해 전공의들의 사직으로 대학병원 중환자실의 수용 능력이 떨어졌고, 실제 취급 능력도 알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선 소아청소년병원들은 소아감염병이 올해 더 확산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소청병협이 지난 9일에서 13일까지 43곳 소아청소년병원 대표원장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5%는 "올해 소아감염병이 전년과 비교해 증가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중 46%는 "증가 폭이 20%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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