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이 늘어나는 연말연시에는 기존에 고수하던 운동 루틴을 완벽하게 이행하기 힘들다. 그렇지만 운동으로 쌓아올린 공든 탑이 쉬는 동안 무너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몇 달 동안 근력 운동을 한 뒤 잠시 운동을 쉬는 것이 최대 근력과 근육 크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핀란드 유배스큘래대 연구팀이 18~40세 건강한 남녀 55명을 분석했다. 참여자들은 5개월 동안 1주일에 2회씩 지속적인 근력 운동, 1주일에 2회씩 근력 운동 하되 중간에 10주 휴식 그룹으로 분류됐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의 근력과 근육 크기를 연구 전과 연구 시작 후 5주마다 측정했다.


분석 결과, 10주간 휴식을 취한 사람들이 꾸준히 운동한 사람들과 근력과 근육 크기가 비슷하게 증가했다. 휴식 그룹이 10주간 쉬었다가 운동을 다시 시작하자 5주 만에 휴식 전과 동일한 힘과 근육 크기를 회복했다.


독일 체육대 연구팀의 이전 연구 결과에서도 3개월 간 근력 운동을 하던 청소년 운동선수가 3주간 운동을 중단해도 근육량, 근육 두께, 운동 수행 능력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연구팀은 개인별 신체와 운동 유형에 따라 결과가 조금씩 달라질 수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운동을 해 온 사람은 운동 공백기의 상태에서 더 빠르게 회복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면 근육에 혈액이 많이 공급되고 혈류가 개선돼 근육을 사용하지 않을 때도 근섬유가 쉽게 고갈되지 않고 혈관이 쪼그라드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근육세포의 신경 경로 또한 개선돼 휴식 후 근력 및 근육을 빠르게 재건하는 효과가 있다.


연구팀은 이를 '근육 기억'이라는 개념으로 정의했다. 근육이 과거에 반복적으로 했던 움직임과 행동을 기억하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 역기를 들거나 야구공을 치는 연습을 반복할 때 뇌와 근육이 함께 작용하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움직임을 더 쉽게 만든다. 따라서 그 활동을 잠시 중단하더라도 근육이 운동 방법을 기억해두기 때문에 휴식이 끝난 뒤에도 처음 운동을 시작했을 때보다 더 발전된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단, 휴식의 영향은 휴식 기간과 운동 지속 기간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꾸준히 운동한 사람에게 1~2주간의 휴식은 운동 능력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초보자에게는 근력 손실을 일으킬 수 있다. 꾸준히 운동한 사람은 대개 이전의 근력 상태를 회복하는데 휴식 시간의 절반 정도가 소요된다.


연구팀은 몇 달에 한 번씩 몇 주간 계획된 휴식을 취할 것을 권고했다. 이는 과도한 근육 부담 및 부상 위험을 낮추고 신체 회복을 도와 운동 성능을 최적화하는 효과가 있다. 연구를 주도한 라이언 글라트 박사는 "휴식의 정확한 길이와 빈도는 개인의 필요와 훈련 강도에 따라 달라진다"며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통증을 느끼거나 부상을 입었다면 며칠간 휴식을 취하며 회복할 시간을 갖는 식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스칸디나비아 스포츠 의학 및 과학 저널'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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