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 과정에서 실내 공기 오염 물질을 가장 적게 배출하는 조리기구는 '에어 프라이어'다. 영국 버밍엄대학교 연구진이 최근 닭가슴살을 에어 프라이어를 비롯한 여러 방법으로 조리하고 나서 얻은 결론이다.
실내 공기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근무환경도 재택 등으로 많이 바뀌는 등 '집콕' 현상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실내 공기 문제가 건강에 더욱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실내 공기가 오염될수록 심혈관, 신경퇴행성 질환, 호흡기 질환 등 다양한 급성 증상과 만성 질환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내 공기 오염 문제는 특히 식생활에서 필수적인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양이 상당하다. 이에 따라 버밍엄대학 지구 및 환경 과학부 연구진은 닭고기를 팬으로 굽기, 냄비로 볶음 만들기, 기름에 튀기기, 끓이기, 그리고 에어 프라이어를 사용해 조리하기 등 5가지 방법으로 조리했다. 그리고 조리 과정에서 배출되는 미립자 물질과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 수준을 측정했다.
미세먼지의 경우, 연구팀은 공기 1㎥당 마이크로그램(μg) 단위로 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팬 프라이의 경우 피크 농도는 92.9μg였고, 볶음의 경우 26.7μg, 튀김의 경우 7.7μg, 끓이는 경우 0.7μg, 에어 프라이의 경우 0.6μg이었다. 휘발성 유기 화합물(Volatile Organic Compounds:VOC)의 경우 '10억 분의 1'(parts per billion :ppb로 측정되었다. 그 결과, 팬 튀김이 260ppb의 VOC를 기록했고, 튀김은 230ppb, 볶음은 110ppb, 끓이기는 30ppb, 에어 프라이는 20ppb를 기록하였다.
논문의 주저자인 버밍엄대 크리스티안 프랑 교수는 "사용하는 방법과 함께 조리로 인한 오염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여러 가지 있다"며 "여기에는 사용된 기름의 양과 스토브의 온도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프랑 교수는 "우리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어떤 조리방법을 사용하더라도 창문을 열거나 환풍기를 사용하여 주방의 환기를 개선하면 오염 입자를 분산시키고 개인 노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구자들이 조리가 끝난 뒤에도 미세먼지와 VOC를 계속 측정한 결과 오염 물질이 오래 지속된다는 점을 발견했다. 연구진들은 조리 과정은 약 10분 정도였지만, 음식이 조리된 뒤 1시간 이상 주방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의 오염 물질이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프랑 교수는 "요리를 마친 뒤에도 입자가 오랫동안 공기 중에 남아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환기를 계속하거나 환풍기를 일정 시간 켜 두면 실내 오염이 축적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버밍엄대학 연구진의 연구 결과는 학술지 '인도어 에어(Indoor Air)'에 게재됐다.
Copyright © 의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