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성인이 비타민D를 고용량 장기간 섭취해도 당뇨병 발병 위험을 낮추는데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타민D는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 혈당 조절을 도와 당뇨병 발병률을 줄인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 임상영양학 저널'에 게재된 연구에 의하면, 비타민D 수치가 낮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았다. 당뇨병 고위험군이 비타민D를 보충하면 인슐린 민감도가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렇듯 몇몇 연구에서 효과를 입증했지만 관찰 연구만으로 비타민D 보충과 당뇨병의 인과관계를 확립할 수 없으며, 효과를 내기 위한 정확한 용량을 정의하기 어렵다. 게다가 일부 임상연구에서 효과가 부풀려졌다는 결과도 나오면서 비타민D 보충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비타민D 보충이 당뇨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스턴 핀란드대 연구팀이 고용량 비타민 D를 장기적으로 복용한 효과를 증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연구팀은 포도당 대사 장애가 없는 60세 이상 남성 2495명과 65세 여성 2495명을 약 5년간 추적 관찰했다. 참여자들은 무작위로 매일 비타민D3 40μg(1600IU) 투여, 매일 비타민D3 80μg(3200IU) 투여, 위약군으로 분류됐다. 연구팀은 국가 건강 등록부 데이터를 활용해 참여자들의 생활방식, 영양, 질병 및 위험 요인을 수집하고 혈액샘플을 채취해 분석했다.
5년 동안 105명에서 당뇨병이 발병했다. 각 그룹별 당뇨병 발병 인원은 하루 비타민D3 40μg군 31명, 하루 비타민D3 80μg군 36명, 위약군 38명으로 각 그룹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첫 2년 동안 비타민D가 혈당, 인슐린 수치, 체질량 지수, 허리둘레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지만 그룹 간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 및 고용량 비타민D의 한계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비타민D가 당뇨병 전 단계 등 고위험군에게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그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비타민D가 혈당을 개선하는 효과를 내더라도 과도한 양을 복용한다고 해서 효과가 배가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비타민D 외에도 유전적 요인, 식습관, 운동 등 다른 많은 요소들이 당뇨병 발병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비타민 D만으로는 충분한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Diabetologia'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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