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첨가물 카라기난이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당뇨병 연구센터(DZD) 연구팀은 식품첨가물인 카라기난이 당뇨병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카라기난은 홍조류 식물에서 추출한 물질로 점도를 가지고 있어 식품이나 화장품에 사용된다. 식품에서는 특히 아이스크림, 젤리 등의 가공식품에 들어간다.


연구팀은 체질량지수가 30kg/m² 미만인 젊고 건강한 남성 20명을 모집했다. 그런 다음 이들의 하루 식단에 미국인 일일 섭취량의 2~3배에 해당하는 250mg 카라기난을 추가했다. 2주 뒤 참가자들의 인슐린 민감도, 체내 염증 수치, 장 투과성 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참가자들의 소장에서 장 투과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 점막이 손상돼 죽은 균이 만들어 내는 독소 등이 체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이에 관해 연구의 저자 로버트 와그너 박사는 "이전 동물 연구에서 관찰된 것처럼 카라기난은 장 점막의 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염증성 장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체중이 많은 참가자는 인슐린 민감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슐린 민감도는 세포가 포도당을 흡수할 때 인슐린에 반응하는 정도를 뜻하는데 인슐린 민감도가 많이 떨어지면 인슐린 저항이 나타나면서 당뇨병 위험이 커진다. 인슐린 민감도 변화가 참가자 모두에게서 나타난 건 아니지만 체중이 많은 참가자는 카라기난 섭취량이 증가함에 따라 간에서 인슐린 민감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라기난 섭취량이 많을수록 혈액 내 염증 표지자가 증가하고 뇌 시상하부에 염증 징후가 나타나는 경향도 확인됐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카라기난과 당뇨병의 상관관계에 관한 추가 연구가 시급하다고 결론지었다.


연구의 또 다른 저자 노르베르트 스테판 박사는 "참가자들은 평균적으로 카라기난의 유의미한 대사 효과를 보이기에는 아직 너무 건강했을 것"이라며 "나이가 많거나 과체중인 경우엔 카라기난의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이를 확인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BMC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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