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추워지고 더부룩함이나 변비 등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기온이 떨어지면 신체 대사가 더뎌지면서 혈액순환이 느려지고 위장 운동도 저하된다. 소화기능은 온도 변화에 민감한 자율신경계에도 영향받기에 추운 날에는 유독 소화불량이 나타나기 쉽다.


추운 날 소화기능이 약해지는 이유부터 자세히 살펴보자.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는 체온을 높이기 위해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이 활성화한다. 그 결과, 위장으로 가는 피의 흐름을 줄여 위세포에 산소, 영양분 등이 덜 전달되면서 위의 활동이 감소한다. 반면 소화를 촉진하는 부교감신경은 비활성화돼 음식을 먹어도 소화불량을 겪기 쉽다. 장의 연동운동도 느려져 배에 가스가 차거나 변비가 잘 생길 수 있다.


소화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자연스레 끼니를 거르게 될 수 있다. 그러나 적절한 영양 공급이 없으면 우리 몸은 더 많은 에너지를 비축하려고 하기에 대사 기능이 더 떨어진다. 불규칙한 식습관은 소화효소나 호르몬 등 생리활성물질이 분비되는 것을 방해해 장 건강을 오히려 해친다. 세끼 챙겨먹으면서 식이섬유가 풍부한 김,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를 먹는 게 좋다. 양배추, 상추, 고구마, 사과, 키위, 바나나 등 과일과 채소에도 식이섬유를 비롯 수분이 풍부해 원활한 배변활동을 돕는다.


공복에 물을 마시는 것도 좋다. 장 운동을 자극해 소화를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장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소화기능이 잘 작동하도록 돕는 것이다. 체내 노폐물을 바깥으로 배출해 장내 환경을 개선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다만 차가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게 좋다. 공복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찬물이나 뜨거운 물을 마시면 장의 근육이 수축하거나 자극받아 소화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천천히 마셔 위장에 과부화를 주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수시로 따뜻한 차를 마시는 방법도 도움된다. 특히 생강차는 메스꺼움을 개선하고 소화를 촉진하는 데 효과적이다. 생강 속에는 진저롤, 쇼가올, 징거론 등 100가지 넘는 활성 화합물이 들어있다. 이런 물질은 소화효소 생산을 촉진해 장내 염증을 줄인다. 녹차에도 카테킨 성분이 풍부해 위장 부담 없이 소화를 돕는다. 페퍼민트차는 장 경련을 완화하고 소화를 돕는 효과가 있다.


음식 조절 외에도 소화 불량을 줄이려면 식후 바로 눕기 등 습관은 멀리해야 한다. 춥다고 이불 속에만 있으면 소화불량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실내에만 있기보다 추위를 물리치고 걷기 등 가볍게 움직이면 장의 운동이 자극된다. 실제 식후 10~15분 걸으면 장내가스와 트림 등 위장 문제가 줄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과식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한 번에 많은 양의 음식을 먹으면 위장에 무리를 줘 더부룩함, 복부팽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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