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포일은 음식 덮개, 구이, 베이킹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지만 남은 음식을 냉장 보관하는 데 쓰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알루미늄 포일을 사용해 남은 음식을 보관할 때 생기는 문제와 대처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미국 식품과학자 재커리 카트라이트는 "포일은 접착성이 없고 식품 표면에 완벽하게 들어맞지 않기 때문에 식품을 포일로 감싸도 음식을 공기로부터 완전히 차단하지 못한다"며 "이는 박테리아, 곰팡이, 바이러스 등 각종 미생물 번식 위험을 높인다"고 밝혔다.


남은 음식을 포일에 싸서 냉장 보관하면 포도상구균, 바실러스 세레우스,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 등의 박테리아가 번식하기 쉽다. 포도상구균은 식품에서 증식해 식중독을 일으키는 독소를 만들어내며 바실러스 세레우스는 발열, 구토, 복통, 설사 등을 일으킨다.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은 신경 기능을 차단하고 호흡기 및 근육 마비를 유발할 수 있는 치명적인 박테리아다.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는 열, 근육통, 두통, 경련을 일으키는 리스테리아증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리스테리아증은 건강한 사람도 걸리지만, 임산부나 노인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발병 위험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산성이 강한 음식을 알루미늄 포일에 싸서 보관하면 알루미늄이 음식에 녹아 들어갈 위험이 있다. 카트라이트 박사는 "알루미늄은 산성과 잘 반응하는 소재라 레몬이나 토마토소스 등 산성이 강한 음식이 알루미늄 포일과 접촉하면 알루미늄이 음식에 용출돼 음식 맛이 변질되거나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알루미늄은 소변으로 잘 배출되는 중금속이지만 신장 기능이 약하거나 나이든 사람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알루미늄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체내에 쌓이면 신장, 간, 뼈 손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남은 음식을 안전하게 보관하려면 알루미늄 포일이 아닌 밀폐 용기를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되 보관 기간은 최대 2일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2일이 지나지 않았더라도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질감이 달라졌다면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Copyright © 의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