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삼겹살 등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지 않았는데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올 때가 있다. 뜻밖에도 매일 아침부터 마신 커피가 문제일 수 있다. 커피는 일상에 활력을 주지만,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는 근거가 있다. 따라서 모닝커피부터 시작해 하루에 대여섯 잔 마시는 건 삼가야 한다.


커피를 적당히 마시는 건 건강에 이롭다고 알려졌다. 2021년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이정은 교수팀 연구 결과가 대표적이다. 연구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와 한국인 유전체 역학조사에 참여한 19만 2222명을 평균 8.7년간 분석했더니, 커피를 하루 1~3잔 마시면 커피를 마시지 않을 때보다 심혈관 질환·호흡기 질환·당뇨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각각 20%·32%·47%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당시 "커피가 왜 사망률을 낮추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했다. 다만, "커피에 들어있는 클로로겐산·카페인·트리고넬린·멜라노이딘 등 생리 활성 물질이 항산화·항염증 효과를 내고, 혈당 수치를 개선하는 게 사망률 감소 비결일 수 있다"고 밝혔다.


몸에 좋지만 과도하게 마시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것도 사실이다. 커피 안에는 1000여 종의 화학 물질이 들었다. 이 중에는 카페스톨이라는 기름 성분도 있다.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커피를 추출하면 맨 위에 '크레마(Crema)'라고 하는 황금빛 거품이 뜬다. 여기에 카페스톨이 많다.


카페스톨을 과다섭취하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여럿이다.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연구팀은 하루 평균 6잔의 커피를 마시는 경우 몸에 해로운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네덜란드 보건과학연구소는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4주간 하루 5잔씩 커피를 마시게 한 결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남성은 8%, 여성은 10% 올랐다고 밝혔다. 하루에 커피 3~5잔을 마시는 사람은 한 잔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경향이 있었고, 특히 남성에서 이런 상관관계가 두드러졌다는 노르웨이 연구 결과가 있다.


현재로선 카페스톨이 지방 대사를 방해함으로써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몸은 간에서 만든 콜레스테롤을 이용해 담즙산을 만들고, 지방을 소화한다. 카페스톨은 담즙산 합성을 방해해 콜레스테롤이 불필요하게 남도록 한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혈관 벽이 좁아져 각종 심혈관질환이 생길 수 있다. 커피를 지나치게 마시지는 말아야 한다. 건강한 성인이라도 하루 5잔 이상은 마시지 말고,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은 하루 한두 잔으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카페스톨 함량이 비교적 적은 커피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추출하는 커피보다는 핸드드립 커피, 더치 커피 등에 카페스톨이 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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