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담배를 끊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담배를 오래 피울수록 심혈관 건강을 되찾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흡연량이 8갑년(매일 한 갑씩 8년 흡연) 이하일 경우에는 금연 즉시 심혈관질환 위험이 크게 감소하지만, 흡연량이 8갑년 이상인 경우에는 위험이 비흡연자 수준으로 줄어드는 데 25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은 심혈관질환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며,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800만 명이 넘는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는 흡연으로 인한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금연을 강력히 권장하고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순환기내과 신승용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평균 45.8세 539만1231명을 대상으로 금연 후 경과 연수에 따른 금연과 평생 흡연량, 심혈관질환 위험 간 연관성을 알아봤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흡연자, 비흡연자, 과거 흡연자로 나눴다. 그 후, 이들의 흡연 기간과 흡연량을 조사한 다음, 그룹별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등 심혈관질환 위험을 비교·분석하였다. 추적 관찰 기간은 평균 4.2년이었으며, 누적 흡연량은 현재 흡연자가 14.0갑년(매일 1갑을 14년간 흡연), 금연 중인 과거 흡연자는 10.5갑년이었다.
연구 결과, 흡연 지속 여부와 관계없이 흡연량과 심혈관질환 위험 사이에는 뚜렷한 비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흡연량이 8갑년 미만인 과거 흡연자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금연 즉시 크게 감소하기 시작해 10년 이내에 비흡연자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흡연량이 8갑년 이상인 흡연자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더 느리게 감소해 위험이 비흡연자 수준으로 줄어드는 데에 25년 이상이 걸렸다.
연구 저자 신승용 교수는 "이 연구는 금연을 할 경우 흡연량에 따라 속도는 다르지만 금연 직후부터 심혈관질환 위험이 감소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담배를 많이 피운 사람은 위험 감소 속도가 느린 만큼 금연 후 심혈관질환 증상이 있는지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미국의학협회(AMA) 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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