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난 곳에서 갑자기 맥박이 느껴질 때가 있다. 상처 부근 혈관이 심장 박동에 맞춰 팔딱이는 것인데, 잘 낫고 있다는 신호인 것일까?


상처에서 맥박이 느껴지는 건 피가 몰린 탓이다. 상처가 나면 피가 굳게 하고 감염을 막으려, 혈구 세포가 손상 부위로 재빨리 이동하게 된다. 상처로 가는 혈류가 증가하며 맥박이 자연스레 선명해진다.


손가락에 생긴 상처에서 맥박을 느끼는 경우가 잦은데, 이는 몸 다른 곳보다 손가락 혈관이 가늘어서다. 보통 손끝과 발끝 같이 몸 가장자리로 갈수록 혈관 지름이 줄어든다. 가는 혈관은 굵은 혈관보다 혈액이 더 잘 모인다. 내부 압력이 상승해 혈액이 혈관을 통과하는 속도도 빨라지기 쉽다.


그러나 상처 난 곳에 항상 맥박이 느껴지는 건 아니다. 상처가 생겼을 때 혈류량이 증가하는 속도와 혈관 두께는 사람마다 다르다. 비슷한 상처라도 누구는 맥박을 느끼지만, 다른 누구는 감지하지 못할 수 있다. 상처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 등 심리 상태도 맥박에 영향을 미치므로 더욱 그렇다.


맥박이 거세게 느껴질수록 상처가 잘 낫는 것도 아니다. 상처로 혈구 세포가 이동해 혈류량이 늘어났다는 증거가 될 수는 있지만, 완치 경과와는 관련이 없다. 맥박이 잘 느껴졌더래도 상처 부위에서 열감·고름 등 염증 증상이 나타난다면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게 좋다.


한편, 피부에 상처가 생겼다면 우선 거즈나 깨끗한 수건으로 지혈해야 한다. 지혈 후에는 흐르는 수돗물이나 생리식염수로 상처 부위를 씻어내 오염 물질을 제거한다. 알코올, 과산화수소수(소독약) 등은 상처 주변을 소독하기 좋지만, 상처 부위 세포를 죽여 조직 재생을 방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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