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과식하고 "소화가 안 된다"며 탄산음료를 찾는 경우가 종종 있다. 탄산음료를 마시면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그런데 정말 소화에 도움이 되는 걸까?


일부 이견이 있긴 하지만 탄산음료가 소화를 돕지 않는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소화란, 섭취한 음식물 속 영양분이 잘 흡수되도록 잘게 쪼개지는 과정을 말한다. 입을 통해 식도로 들어간 음식물 속 영양분은 위에서 위산에 의해 잘게 분해된다. 위에서 두세 시간 머문 뒤 십이지장으로 넘어가 리파아제 등의 소화효소에 의해 더 잘게 부서진다. 크기가 작아진 영양분은 2~3일에 걸쳐 소장, 대장 등 소화기관을 통과하며 흡수된다. 흡수되지 않고 남은 찌꺼기가 소변, 대변으로 배출된다.


이 과정에서 탄산음료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 연세하나병원 김대하 원장은 "탄산음료를 마시면 트림이 나와서 소화가 잘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이는 몸에 흡수되고 남은 탄산가스가 입 밖으로 다시 나오는 것일 뿐"이라며 "탄산음료에는 음식물을 쪼개거나, 위산 분비를 잘 되게 하거나, 음식물이 매끄럽게 이동하도록 하는 성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탄산음료를 마신 뒤 트림이 나오는 건 탄산음료가 식도와 위 사이의 괄약근과 위의 근육을 이완시켜 위에 있는 가스가 쉽게 배출되기 때문이다. 가스 배출과 소화는 무관하다.


오히려 탄산음료는 산성이어서 위에 자극을 줄 수 있다. 식도 괄약근을 이완시켜 위산이 새어나오게 해 위식도 역류질환을 유발하는 등 원활한 소화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편, 탄산음료에 소화를 돕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있긴 하다. 특별한 이유 없이 소화불량을 겪는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들이 탄산수를 먹었을 때 소화기능이 나아졌다는 논문이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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