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호르몬 주사제가 시중에 '키 크는 주사'로 잘못 알려지면서 불필요한 처방과 사용이 늘자 중대한 부작용도 덩달아 급증해 오남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성장호르몬 주사제를 맞고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해마다 늘고 있다.
이상 사례 보고 건수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436건, 2020년 660건, 2021년 1189건, 2022년 1603건, 2023년 1626건 등으로 2023년에는 2019년과 견줘서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주요 이상 사례로는 전신 장애 및 투여 부위 병태(주사 부위 통증, 주사 부위 출혈, 주사 부위 타박상 등), 감염 및 기생충 감염(바이러스감염, 비인두염, 인플루엔자, COVID-19 등), 피부 및 피하 조직 장애(두드러기, 발진, 가려움증, 홍반 등), 각종 신경계 장애(두통, 어지러움, 졸림, 감각 저하 등) 등이 있었다.
이 중에는 중대 이상 사례도 다수 포함됐다. 중대 이상 사례 보고는 2023년(113)건으로 2019년(33건)과 비교해 약 3배로 증가했다. 올해 6월 현재 중대 이상 사례 보고 건수는 벌써 81건으로, 이미 지난해의 절반을 넘어섰다. 다만, 식약처는 이런 부작용이 성장호르몬 주사제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전진숙 의원은 "성장호르몬 주사제의 부작용이 증가한 이유가 무엇인지 면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성장 호르몬 주사제는 성장에 문제가 있는 환자에게 쓰는 치료제라며,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아이에게 투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조언한다.
식약처는 이에 성장호르몬 제제를 안전하게 사용하는 정보를 담은 안내문을 제작해 배포하고 오남용 예방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의료기관·약국 등의 성장호르몬 제제 과대광고를 점검하는 등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터너증후군이나 성장호르몬 결핍 및 저신장증 환자에게 처방되는 성장호르몬 제제를 정상인에게 장기간 과량 투여하면 말단비대증, 부종, 관절통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나, 이 제제가 '키 크는 주사'로 잘못 알려져 불필요한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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