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어린이 세 명 중 한 명이 근시일 정도로 시력이 나빠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한국은 73%가 근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4일(현지시각) 영국 BBC에 따르면, 중국 광저우 중산대 연구팀은 2023년 6월까지 발표된 모든 관련 연구(총 276건)와 정부 보고서를 분석했다. 이 연구는 아시아, 유럽, 북미, 남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의 50개국에서 500만 명 이상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팀은 모든 연구의 데이터를 지리와 기타 변수들을 고려하여 통합 분석했다.
연구 결과, 세계 각국의 5세에서 19세 사이 어린이와 청소년의 근시 비율은 36%로 1990년에 비해 무려 세 배나 늘었다. 특히 1990~2000년 24%, 2001~2010년 25%에서 2011~2019년에는 30%, 2020~2023년에는 36%로 급격히 늘었다.
2023년까지의 수치와 추세를 고려할 때 전 세계 어린이와 청소년의 근시 유병률은 2030년 6억 명에서 2050년에는 7억 4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연구진은 예상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어린이 근시 증가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봉쇄정책 영향으로 어린이들이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면서 스크린을 보는 시간도 함께 늘어난 것이 이유로 꼽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동아시아 국가 어린이의 근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일본 어린이의 85%, 한국 어린이의 73%가 근시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중국과 러시아 어린이의 근시 비율도 4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파라과이와 우간다 어린이의 근시 비율은 1% 정도에 불과했다. 영국과 아일랜드, 미국 어린이의 근시율도 15% 정도에 그쳤다.
유전적인 요소도 지적되고 있지만, 동아시아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근시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싱가포르나 홍콩 같은 곳에서는 두 살부터 아이 교육을 시작하는데, 이는 아이들의 눈 근육에 부담을 줘 근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남성보다 야외 생활 시간이 적은 여성에게 근시 비중이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2050년까지 어린이 근시 비중이 전 세계 어린이의 50%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근시가 전 세계적인 건강 문제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영국안과저널(British Journal of Ophthalm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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