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손만큼 지저분하다는 건 누구나 안다. 그러나 손을 자주 씻는 사람은 많아도 스마트폰을 소독하는 사람은 드물다. 소독하지 않고 내버려둔 스마트폰 때문에 알레르기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스마트폰에는 다양한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붙어있다. 미국 아이오와대 공중보건학과와 보스턴 아동병원 공동 연구팀은 스마트폰에 얼마나 많은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붙어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참가자 15명의 스마트폰을 수거해 조사했다.


그 결과, β-D 글루칸(BDG), 박테리아 내독소(엔도톡신) 등 알레르기 유발 물질과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 알레르기 항원이 발견됐으며, 그 수치도 높았다. BDG는 곰팡이 세포벽에서 발견되는 항원으로 기도를 자극해 알레르기 비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내독소는 그람음성균의 세포 외막 성분으로 기도 속 염증 반응을 활성화한다. 천식을 악화시킨다고 알려졌다.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 알레르기 항원은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는 사람의 스마트폰에서도 발견됐다. 스마트폰이 외부의 여러 환경에 노출되며 묻어온 것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마다 이들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된다. 스마트폰을 만진 손으로 얼굴을 만지거나, 전화를 받으려 얼굴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댈 때 특히 그렇다. 호흡기나 점막에 알레르기 물질이 들어가기 쉬워서다. 알레르기 물질이 면역 반응을 일으키면, 눈이 가렵거나 붓는 결막염이 발생하고 콧물·재채기가 심해질 수 있다. 만성화되면 천식,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피부염 등 알레르기 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소아가 더 취약하지만, 성인도 조심해야 한다.


그렇다고 스마트폰을 안 쓸 수는 없다. 따라서 자주 소독하는 게 최선이다. BDG와 박테리아 내독소는클로로헥시딘과 세틸피리디늄, 반려동물 알레르기 항원은 벤질벤조에이트와 탄닌산 등 소독 성분이 특히 잘 제거한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물론, 일반적 알코올 소독제로만 닦아도 아예 닦지 않을 때보다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훨씬 많이 제거됐다. 집에 알코올 솜이 있다면, 솜으로 스마트폰 주변을 살살 닦아주는 것만으로도 도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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