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이나 순위에 상관없이 달리는 행위 자체를 즐기는 '펀러닝(Fun-running)족'이 늘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랜드모니터가 지난해 선호하는 생활 운동과 관련해 조사한 결과, '조깅이나 러닝처럼 야외에서 가볍게 할 수 있는 운동'(61.3%, 중복응답)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기는 여전히 이어가고 있는데, 지난달 에이블리 브랜드관 내 애슬레저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보다 495%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달리다 보면 의외의 난관에 봉착한다. 바로 '설사'다. 나만 겪는 증상이 아니다. 특히 10km 이상 장거리를 달렸을 때 더 흔히 나타난다. '러너 설사'(Runner's diarrhea)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다. 다행히 음식으로 설사를 예방할 수 있다.


'러너 설사'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다. 추정한 연구 결과는 있는데, 호주 모나쉬대 영양학과 리카르도 코스타 교수 연구팀이 여덟 편의 관련 연구 논문을 분석해 장시간 고강도 운동으로 위장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혈류가 위장으로부터 운동 근육으로 쏠리면서 장에서 영양분을 흡수하는 기능이 떨어지고, 수분 재흡수 장애로 설사가 발행하게 되는 것이다.


두 시간 이상 최대산소섭취량이 60%에 이를 정도로 고강도 운동을 하면 혈류 부족으로 위장 세포가 사멸하고, 장 속 세균이 혈류로 들어가 전신 면역반응도 유도할 수 있다고 봤다. 달린 후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난다면 큰 문제가 없지만, 혈변, 자주 반복되는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의사에게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식습관을 바꾸면 '러너 설사'를 예방할 수 있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에서는 장거리를 달리기 하루 전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소화 중 가스를 유발하는 콩, 과일, 샐러드 등의 음식은 소량만 섭취하고, 달리기 하루 전에는 당알코올 등 감미료가 들어간 음식은 피하고, 달리기 3~6시간 전에는 카페인 음료나 기름진 음식을 섭취하지 않고, 달리기 두 시간 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게 낫고, 달리는 중에는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 탈수를 예방하는 게 좋다고 했다.


매일 달리는 사람이라면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은 달린 후 먹는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영국 얼스터대 운동과학연구소는 13개 연구를 검토해 염증 반응을 완화하는 프로바이오틱스 섭취가 '러너 설사'를 예방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최소 28일간 매일 150억 CFU의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했을 때 '러너 설사' 증상을 개선할 뿐 아니라, 운동으로 인한 근육 피로를 완화하고 지구력을 개선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흔히 영양제로 섭취해야 한다고 알려진 프로바이오틱스는 음식으로도 섭취할 수 있는데, 요구르트, 김치, 콤부차, 된장, 치즈 등에 함유돼 있어 도움이 된다. 

Copyright © 의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