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탄다'라는 말이 있을 만큼, 가을에 우울감과 쓸쓸함, 무기력함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이런 증상이 매년 반복하고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낄 정도라면, 계절성 우울증 혹은 계절성 기분장애일 수도 있다. 환경변화가 신체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계절성 우울증은 주된 증상은 우울감과 의욕 저하이다. 매사에 관심이 없어지고 쉽게 피로하며 이유 없이 자주 눈물이 나기도 한다. 스스로가 무가치하다고 느끼며 자책하거나 사회적 활동이 줄어들게 된다.


일반적인 우울증은 보통 불면과 식욕저하가 흔하지만 계절성 우울증은 반대로 과수면과 식욕 증가, 체중증가가 특징이다. 또 탄수화물이나 단 음식에 대한 갈망이 커지고 대인관계에 위축되곤 한다.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면 계절성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다.


계절성 우울증은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변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세로토닌은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며, 기분과 식욕, 수면 조절에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이다. 기분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물질이며, 햇볕을 충분히 쬐면 분비량이 늘어난다.


그러나 가을·겨울에는 일조량이 감소해 비타민D 합성이 줄어들면서 세로토닌 저하로 이어진다. 세로토닌이 겨울에 수치가 가장 낮고 여름에 가장 높은 이유다. 따라서 계절이 바뀌면 자신의 기분이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가을 우울증 예방을 위해 충분한 햇볕을 받아 세로토닌 분비를 늘리는 것이 좋다. 하루 30분 낮에 산책하거나, 외출하기 어렵다면 커튼이나 창문을 열어두고 생활하는 것을 권한다.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계절변화에 적응해야 하며,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세로토닌 분비를 늘리는 데에 도움이 된다. 음식으로도 세로토닌 분비를 늘릴 수 있다. 야채와 단백질 위주로 비타민D와 비타민B6가 함유된 우유, 고등어, 달걀노른자, 땅콩, 치즈 등을 추천한다.


생활습관 개선으로 우울증에 벗어나기 힘들다면 병원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약물치료를 통해 세로토닌 분비를 도와 줄 수 있다. 또한 햇빛과 비슷한 광선을 일정시간 쬐는 광선치료(Light therapy) 혹은 광치료(phototherapy)로 계절성 우울증을 개선할 수 있다. 간단하고 부작용이 적은 치료로 적극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실내광보다 20배 밝지만, 자외선이 차단된 빛을 내는 기계 앞에서 매일 아침 20~60분 정도 빛을 쬐는 방식으로 뇌에서 행복감을 느끼도록 돕는다. 잠자는 양을 제한하는 수면박탈 치료도 우울증 때문에 망가진 수면 사이클을 정상으로 돌리는 데 도움된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고도 불리며, 감기처럼 누구나 걸릴 수 있고 누구나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회복될 수 있다. 따라서 우울감과 무력감이 심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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