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가 피부 발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토론토대 피부과학과 바론 드러커 교수 연구팀은 항생제가 피부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경구 항생제를 처방받은 후 60일 이내에 응급실이나 심각한 피부 약물 이상 반응(cADR)으로 입원한 66세 이상 성인 2만 1758명을 2002년부터 2022년까지 20년간 분석했다.


항생제를 처방받았지만, 아무 피부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던 8만 7025명을 대조군으로 설정하고 비교했다. cADR은 약을 복용한 직후부터 몇 주 후까지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흔히 알레르기 반응으로 유발되고, 붉은 반점부터 패혈증까지 나타날 수 있다. 패혈증은 면역체계가 자기 자신을 공격해 여러 장기가 기능을 잃고 심하면 사망에도 이를 수 있는 증상이다.


분석 결과, 세팔로스포린계와 설폰아마이드계 항생제가 피부에 이상 반응을 유발할 위험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세팔로스포린계는 1000개 처방당 4.92개 비율로 피부 과민 반응을 유발했고, 설폰아마이드계는 1000개 처방당 3.22개에서 문제가 됐다. 위험도는 상당히 높았다. 2852명이 cADR로 입원했고, 9.6%는 중환자실로 전원 됐다. 5.3%는 병원에서 사망했다. 이 외 항생제에서는 니트로푸란계, 페니실린계, 플루오로퀴놀론계 순으로 피부 민감 반응을 유발했다.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가 cADR을 유발할 위험은 가장 낮았다.


연구팀은 "항생제가 피부 과민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항생제 계열 간 상대적인 위험을 비교한 연구는 지금까지 없었다"며 "이번 연구로 설폰아마이드계와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는 피부 과민 반응을 유발할 위험이 크다는 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고위험군에게는 상대적으로 피부 과민 반응을 유발할 위험이 낮은 항생제를 우선 처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한 써니브룩 헬스 사이언스 센터 임상 약리학 데이비드 저링크 교수는 "항생제 복용을 중단한 후에도 발진, 발열 등 기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의사는 신중하게 처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발표한 '전국 의료기관 항생제 사용량 분석 연보'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항생제는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다. 이후 퀴놀론계, 페니실린계, 마크로라이드계로 확인됐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저널'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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