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에서 발견되는 화학 물질이 소녀들을 예전보다 훨씬 일찍 생리를 시작하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소녀들의 사춘기가 일찍 시작되면 비만, 심장병, 유방암, 심리적 문제 등의 합병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내분비학(Endocrinolog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세제, 향수, 화장품에 들어 있는 화학 물질이 배란을 유발하는 호르몬 등 여아의 사춘기를 유발하는 호르몬의 생성을 차단하고 모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배양한 인간 세포와 다니오를 1만 가지의 다양한 환경 요인에 노출시켰다. 이런 연구에는 일반적으로 얼룩말바리 물고기가 사용되는데, 얼룩말바리 물고기가 인간과 다른 포유류와 유전적 유사성이 많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사향 암브레트라는 향과 콜린작용제라는 약물이 호르몬의 효과를 방해하거나 모방하거나 차단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암연구소에 따르면 사향 암브레트는 수년에 걸쳐 세제, 향수, 화장품뿐만 아니라 껌, 사탕, 음료에 기분 좋은 향을 더하는 데 사용돼 왔다.


감시단체인 환경실무그룹(EWG)은 사향 암브레트가 피부 알레르기를 유발한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 EU, 캐나다에서는 사용이 제한돼 있지만 아마존 같은 온라인에서 어린 소녀들에게 판매되는 여러 향수에서 소량으로 여전히 발견된다. 콜린작용제는 주로 흡연 중독,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천식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약물이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는 1990년대 이후로 사춘기의 평균 연령이 낮아진 이유를 설명할 수 있으며, 특히 남아보다 여아의 사춘기가 낮아진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며 "소녀들이 어린 나이부터 화장과 향수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9~11세 어린이 10명 중 8명이 어떤 형태로든 미용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경은 보통 12세에 시작되지만, 미국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NIEHS)의 신경내분비학자이자 이번 연구의 저자인 나탈리 쇼 박사는 "최근 수십 년 동안 여아의 월경이 평균적으로 더 일찍 시작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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