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은 운동 효율을 높이고, 지방 연소를 촉진한다고 알려졌다. 헬스장에 물 대신 커피를 들고 오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정말 운동 전에 카페인을 먹는 게 도움이 될까?


카페인이 운동 효율을 높이는 것은 맞다. 카페인이 운동 능력을 높이고, 근육 피로도를 줄이고, 열량 소모율을 높인다는 연구가 많다. 이는 카페인이 졸음과 피로를 유발하는 아데노신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평소보다 강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페인이 유산소 운동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44개 논문을 분석한 리뷰 논문에 따르면, 카페인을 먹은 후엔 사이클을 다 타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페인을 섭취하면 한 번에 들 수 있는 최대 무게가 2~3% 증가한다는 리뷰 논문도 있다.


다만, 운동 전에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는 것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카페인 효과를 증명한 연구는 대부분 3~6mg/kg의 카페인을 운동 30~90분 전에 먹도록 했기 때문이다. 70kg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했을 때 210~420mg에 해당하는 양이다.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는 이만큼을 섭취할 수 없다.


한국소비자원이 테이크아웃 원두커피 33개 제품의 카페인 평균 함량을 조사한 결과, 아메리카노 한 잔엔 평균 125mg의 카페인이 들어 있었다. 섭취 시점도 관건이다. 운동 직전에 먹어서는 별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연구들에서 운동 30~90분 전에 카페인을 먹게 한 것은 카페인이 흡수돼 혈중 농도가 최대치에 도달할 때까지 이 정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쩌다 한 번은 몰라도, 운동할 때마다 카페인을 먹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운동 효율을 높일 정도로 카페인을 먹으려면 꽤 많은 양을 복용해야 하는데다가 내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카페인을 복용해 아데노신이 수용체에 결합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면, 우리 몸은 아데노신 수용체를 증가시키게 된다. 이전과 같은 운동 효율을 내려면 더 많은 카페인을 섭취해야 한다. 이에 카페인 섭취량을 늘리다가 불면증, 불안, 심박 수 증가, 위장장애, 두통 등 다양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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