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질환은 하나의 특정 장기나 한 조직에 국한해서 발생하는 질환인데, 류마티스 질환은 그렇지 않다. 근본적인 원인이 면역체계 이상에 있고, 온몸의 전신 장기에 다발적으로 침범을 하는 질환으로 각각 떨어진 것 같은 증상이 하나의 원인으로 발생한다는 특성이 있다.


류마티스 내과에서 다루는 모든 류마티스 질환이 자가면역 기전으로 발생한다. 자가면역 질환은 면역체계가 몸의 구성 성분을 적으로 오인하고 공격해서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는 병을 말한다. 가장 대표적인 자가면역 질환이 류마티스 관절염이다. 공격의 주 타깃이 관절이기 때문에 류마티스 관절염이라는 병명이 생겼지만, 관절뿐만 아니라 폐, 혈관, 피부, 눈 이런 부위에도 침범할 수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1% 정도의 유병률을 보이는 만성 염증성 관절염이다. 관절액(활액)을 생성하는 얇은 막인 활막에 지속적인 염증 반응을 일으켜 점차 관절 파괴와 기능장애를 초래한다. 주로 손과 발의 작은 관절에 좌우 대칭적으로 관절염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손과 발의 작은 관절이 붓고 아프며, 아침에 관절이 뻣뻣해서 펴지지 않는 증상이 1시간 이상 지속된다. 이 외에도 만성피로, 미열,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의 전신적인 증세가 나타난다. 전 연령대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60세 이상에서 처음 발현되는 노인성 류마티스 관절염은 증상이 조금 다르다. 무릎, 고관절, 어깨 등 큰 관절에서 먼저 발생하는 것이 큰 특징이며, 노인은 퇴행성 관절염으로 오인해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경우 '조기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발병 초기부터 항류마티스 약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관절 손상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약물을 순차적으로 조정했지만, 최근에는 치료 목표를 일시적이건, 영속적이건 자타각적 증상이 감소한 상태로 설정하고 1~3개월 간격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치료 목표에 6개월 이내에 도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약물 조정을 하고 있다.


빠르게 약물 조정을 할 수 있는 배경에는 특정 세포와 특정 염증 물질만 타깃으로 하는 생물학적제제와 항류마티스 주사 치료제가 많이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발전해 염증을 매개하는 세포 내 신호 전달 경로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표적 치료제'도 개발돼 다양한 난치 케이스에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신약들은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 목표에 빠르게 도달하는 데 도움을 주며, 치료 효과도 기존 항류마티스 약제보다 강력하다.


다만, 잠시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해서 복용하고 있는 약물을 임시로 중단하거나 안심해서는 안된다. 질병이 사라진 단계, 즉 '관해' 상태에 이를 수 있지만, 언제든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꾸준한 치료와 함께 주기적으로 혈액검사, 관절초음파, 엑스레이 등을 통해 염증수치 및 관절변형 정도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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