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신규 승인된 임상시험이 499건으로, 최근 5년 새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신규 임상시험은 2021년 620건 승인 이후 감소세를 보이는 중이다.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시험정보에 따르면, 올 1월부터 6월까지 신규 승인된 임상시험계획 건수는 499건을 기록했다. 이 중 이달까지 103건이 임상을 종료한 상태이며, 나머지 396건이 임상시험을 시작했거나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간의 승인 건수 추이를 보면 2020년 526건에서 2021년 620건으로 증가했다가 2022년 573건, 2023년 556건, 올해 499건으로 매년 소폭 감소하였다. 2021년 대비 올해 상반기 승인 건수는 19.5%가 감소한 수준이다.


이러한 변화는 초기 임상시험 진입보다 임상시험 진행 고도화에 따른 후기 임상시험의 증가 때문으로 풀이된다. 임상 2상 후기와 3상 등 높은 비용이 소요되는 시험이 몰리면서 신규 승인건수 자체가 감소한 것이다. 2023년 상반기 신규 승인 임상시험 중 2상 후기, 3상을 포함한 단계의 임상시험은 3상은 15건, 2b·3상 2건, 2b상 7건 등으로 총 24건에 달했다. 반면, 올해는 3상 단계만 99건이 승인된 상황이다.


99건의 임상3상 시험 중 환자 모집에 돌입한 사례는 31건으로 아직 3분의 2 수준이 추가로 임상 환자를 모집해야 한다. 임상 3상의 경우 최소 300명 이상의 환자 모집을 해야 하며, 이에 따라 시험 비용도 수백에서 수천억에 달한다. 이에 임상계획을 받고도 환자모집 등 임상시험을 진행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20년 승인된 임상시험 526건 중 9건이 계획만 승인받고 그대로인 상태다. 또 2021년 13건, 2022년 14건이 아직 첫 환자 등록도 하지 못했다.


더욱이 최근에는 의대정원 확대 정책을 반대하는 전공의 사직 등의 영향으로 진료시간 축소 등이 발생하면서 임상시험 관리와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2023년 승인된 556건의 임상 중 환자 모집을 완료한 경우는 30건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임상 의사의 존재는 임상시험에 있어서 환자모집과 등록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필수 요소"라며, "최근 국내 의정 갈등으로 인해 약물 평가를 위한 임상사이트가 예정대로 열리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는 최근 5년간 글로벌 임상시험 현황을 분석하면서 한국을 미국, 중국, 영국, 독일, 스페인 등과 같은 임상시험 '최상급' 국가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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