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에 따른 기록적인 폭염으로 온열질환 환자가 늘고있는 가운데, 최근 10여년 간 오전 0∼10시 온열질환 환자 증가율이 900%를 넘어 낮 동안 발생한 환자 증가율의 두 배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연보를 보면, 오전 6∼10시에 발생한 환자는 감시체계를 가동한 첫해인 2011년 20명에서 지난해 265명으로 무려 1225% 폭증했다. 이보다 이른 오전 0∼6시 사이 환자는 10명에서 42명으로 320% 늘었다. 이 두 시간대에 발생한 환자는 2011년 30명에서 지난해 307명으로 923% 급증했다.


같은 기간 낮 동안의 온열질환 환자도 늘었다. 그러나 증가율만 놓고 보면 오전의 증가율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오후 12∼7시에 발생한 온열질환 환자는 2011년 330명에서 지난해 1788명으로 442% 늘었다. 세부 집계 시간대별로 보면, 2011∼2023년 오전 6∼10시(1225%) 환자 증가율이 제일 높았고, 오전 10∼11시(1172%)에도 증가율은 1000%를 넘었다. 오후 1∼2시, 2∼3시 등 낮 동안의 환자 증가율은 400% 안팎이었다.


요즘같이 밤낮으로 더위가 이어지는 날에는 해가 진 뒤에도 물을 자주 마시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등 온열질환 예방에 주의해야 한다.


질병청 관계자는 "예전에는 오후 12∼3시에 온열질환에 주의하셔야 한다고 안내했지만, 점차 오전 환자 발생이 늘고 있다"며 "어떤 때는 새벽에 응급실에 실려 오시는 분들도 계셔서 발생 시간대별 환자 집계가 무의미해질 정도로 밤에도 환자가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밤에 발생하는 환자가 많아진 이유를 두고는 "정확한 원인을 당장 알 수는 없지만, 열대야가 늘어난 영향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온열질환은 열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발생하는 질환으로, 열사병과 열탈진 등이 대표적이다. 열사병은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오르고 피부가 건조한 상태에서 의식이 희미해지는 질환이고, 열탈진은 땀을 과도하게 흘려 무기력해진 경우를 의미한다. 열탈진은 시원한 곳에서 쉬면서 수분을 섭취함으로써 조치할 수 있지만, 열사병에 걸리면 119에 즉시 신고하고 환자의  체온을 낮춰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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