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 연일 폭염 주의보·경보가 내려지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열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 기능에 이상이 생겨 주의가 필요하다.
열 스트레스란, 기온이 32도 이상일 때 우리 몸이 받는 스트레스를 말한다.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돼 혈액 내 염증 물질을 증가시킬 수 있다. 열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열사병이나 열탈진 같은 온열질환은 물론, 뇌기능 이상·심혈관 질환·사망위험도 높아진다고 알려졌다.
열 스트레스가 위험한 이유는 사망과 직결돼 있어서다. 2004년 네이처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1995년 여름 시카고에서 726명이 사망한 것을 두고 열 스트레스에 노출된 것이 원인이라고 했다. 열 스트레스에 장기간 노출되면 심장, 뇌 혈관, 체열 방출 기능에 과부하가 생겨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특히 뇌는 높은 온도에 취약하다. 중추신경계에 면역 반응이 과하게 나타나면서 뇌 손상이 유발된다. 고온에 7일간 노출된 쥐의 뇌에 염증 물질이 생겨 기억력 장애와 인지기능이 떨어졌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있다. 유독 여름에 자주 깜박하는 것도 더위에 의해 뇌 신경회로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었다.
열 스트레스는 폭력성도 유발한다. 뇌에서 공격성과 자제력을 담당하는 전두엽 부위가 열로 인해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연구에 따르면, 30도 이상의 기온에 노출될수록 폭력을 일으키고 무계획적인 모습을 보였다. 면역 기능도 떨어질 수 있다. 폭염(33도)일 때가 폭염이 아닐 때(20도)와 비교해, 면역기능을 떨어뜨리는 면역글로불린과 자연살해세포가 증가했다.
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확인해보는 방법이 있다. 열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박수 증가, 호흡 가빠짐, 식욕부진, 피로감, 불쾌한 기분, 땀 배출 증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심박수 증가를 체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보통 안정적인 맥박은 1분당 60~70회인데, 80회 전후가 되면 이상 상태로 볼 수 있다. 인제대에서 열 스트레스 노출시 신체 변화를 확인한 결과, 실내 기온을 32도로 높이자 심박수가 증가하고 호흡이 가빠졌다. 심박수는 100m 달리기를 한 것과 맞먹는 최대심박수(60~80%Hrmax)가 나타났다.
열 스트레스는 장마가 끝나는 시기부터 조심해야 한다. 열 스트레스를 받는 기온은 평균 32도 이상 38도 미만이며, 38도 이상은 극심한 열 스트레스를 보인다. 개인차가 있지만 32도가 넘어가는 고온일 때는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자주 그늘에 머무는 등 열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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