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경험을 해 상실감을 겪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생물학적 노화가 더 빨리 일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생물학적 노화는 세포, 조직, 장기의 기능이 점점 저하돼 만성질환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시계 역할을 하는 DNA 마커를 사용하면 생물학적 노화를 측정할 수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 공중보건대 연구팀은 미국 전역에 걸쳐 20년 넘게 확보된 데이터를 활용해 연구 대상자를 선정했다. 1994~1995년 10대 청소년 2만745명을 대상으로 시작해 2018년까지 연구 설문을 다섯 번 진행한 참가자들을 추적했다. 이어 2018년에 가정 방문 조사에 응한 4500명의 혈액 샘플을 채취해 DNA 검사를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 성인기에 부모, 배우자, 형제자매, 자녀를 잃는 상실감을 한 번 이상 경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생물학적 나이가 더 많았다. 참가자의 40%가 성인기(33~43세)에 적어도 한 번의 상실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두 번 이상의 상실감을 경험한 사람은 한 번도 없는 사람에 비해 생물학적 노화의 정도가 심했다.


상실감은 모든 연령대에서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어린시절이나 초기 성인기에 부모나 형제를 잃는 것은 정신건강, 인지 문제, 심장질환 위험 증가 등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 저자 앨리슨 아이엘로 박사는 "이 연구는 인생 과정에 걸쳐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과 생물학적 노화가 가속화되는 것 사이에 강한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준다"며 "실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트라우마에 대처하고 해결할 수 있는 자원을 제공하는 것이 필수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미국의사협회 자매지(JAMA Network Open)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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