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공백 장기화로 비대면 진료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정부가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한시적으로나마 전면 허용한 이후 기존보다 진료 수요가 3배 가량 늘었다.
18일 비대면진료 플랫폼 닥터나우에 따르면, 정부가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전면 허용한 이후 이달 15일 현재 약 26만 건의 진료 요청이 접수됐다. 비대면 진료 전면 허용 전인 지난해 12월 15일부터 한달 간 약 2만 2000건이었던 진료 요청 건수는 전면 허용 첫 달인 2월 23일부터 한달 간 두 배 넘게 증가한 4만 6000건을 기록했다. 요청 건수는 매달 늘어 6월 15일부터 이달 15일까지는 약 6만 4000건의 진료 요청이 접수됐다. 전면 허용 전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증상별로는 아토피, 알러지, 소아 피부 발진, 피부염 등 피부 관련 질환이 26.6%로 가장 많았다. 감기, 몸살, 고열, 비염 등 계절성 질환이 17.3%로 뒤를 이었다. 진료 과목 별로는 소아청소년과 27.7%, 내과가 15.0%를 차지했다. 의료 공백 장기화에 경증 환자가 비대면 진료에 몰린 영향으로 해석된다.
비대면 진료는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한시적으로 시행되다 위기단계가 '경계'로 하향되면서 지난해 6월부터 시범사업으로 진행돼왔다. 6개월 이내 대면 진료 경험이 있는 환자에 한해 다니던 의료기관의 의사가 안전하다고 판단한 경우에 비대면 진료를 이용할 수 있다 보니 수요가 급감했고 썰즈, 파닥, 체킷, 바로필, 엠오 등 다수의 비대면 플랫폼이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중단 여부를 검토했다.
하지만 의료 공백 장기화로 병원급 의료기관을 포함한 모든 종별 의료기관에서 비대면진료가 다시 전면 허용되며 수요가 회복되는 모양새다. 닥터나우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와 비슷한 진료 요청 건수"라며 "펜데믹이 아닌 일상적 상황에서도 비대면진료 수요가 높다는 게 증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계는 환자 수요가 높은 만큼 '비대면 진료의 법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여야 모두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공약으로 제시한 상태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지난달 발간한 '제22대 국회 입법·정책 가이드북' 에서 현행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의 범위 조정, 약 배송이 포함된 법안 마련을 제안했다. 다만 의료계는 비대면 진료가 오진 위험을 높일 수 있는 만큼 보조적인 역할로 제한해야 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 비대면 진료가 금지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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