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색이 어두울수록 원형 탈모증이 발병할 확률이 1.7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5일 국제 학술지 '더마톨로지 앤 테라피'에 따르면 미국의 카니카 카말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진과 데이비드시앙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피부과 연구진 등은 영국 바이오뱅크(United Kingdom Biobank)에 개인 건강 정보가 등록된 47만 2574명 중 원형 탈모, 안드로겐성 탈모증, 흉터성 탈모증을 진단받은 환자의 머리카락 색깔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했다.


원형 탈모증은 소아와 젊은 성인에게 자주 나타나는 자가 면역성 질환으로, 특정 세포가 모낭을 공격해 발생한다. 안드로겐 탈모증은 남성호르몬의 일종인 안드로겐 영향으로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는 탈모다. 흉터성 탈모증은 모낭이 흉터 조직으로 대체되어 영구적인 탈모를 유발하는 자가염증성 질환을 말한다.


그 결과, 갈색 머리에 비해 검은색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들의 원형 탈모증 위험이 1.7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붉은색 또는 금발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들은 원형 탈모 위험이 0.74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모발 색깔은 모간 내 멜라닌의 종류와 양에 따라 결정되는 유전 형질이다. 검은색 또는 갈색머리에서는 검은 색소인 유멜라닌이 많이 존재하고, 빨간색이나 금발 머리에서는 밝은 페오멜라닌이 우세하다.


멜라닌 줄기세포의 여러가지 기능을 조절하는 MITF 단백질(전사인자) 생성 유전자가 변이되면, 면역체계 바이러스 감염에 과잉 반응을 보이면서 원형 탈모가 진행된다. 연구진은 머리카락에 어두운 색소를 많이 입히는 유전자일수록 유전자가 변형될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피부 색소 물질인 '멜라노솜' 단백질이 항원으로 작용해 표적을 당할 수 있고, 이는 원형 탈모에서 색소 모발의 우선적인 손실을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다만, 안드로겐 탈모증, 흉터성 탈모증은 모발 색깔과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연구결과, 비교적 다양한 모발색을 가지고 있는 백인과 비교했을 때, 원형 탈모 평생 유병률은 아시아인이 3.58배, 다인종인이 2.58배, 흑인이 1.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원형 탈모 발병률은 모발 색깔의 차이와 인종적 차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규명한 최초의 연구"라며, "이는 향후 질병 역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SCI 저널인 '피부과학과 치료'(Dermatology and Therapy) 7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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