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습하고 더운 날씨 때문에 에어컨을 밤새 켜고 자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시원하게 자고 싶다고 무작정 에어컨을 켜두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그 이유를 알아보자.


에어컨을 켜고 자면 숙면에 방해가 된다. 잘 때는 심장박동이 느려지고 체온이 떨어지면서 몸이 수면 상태에 접어든다. 잠을 자려고 누운 사람의 중심 체온은 깨어있을 때보다 0.11도 낮아지고, 잠든 후에는 0.15~0.31도까지 떨어진다. 그런데, 에어컨 바람으로 체온을 더 떨어뜨리면 우리 몸은 자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심박수를 올리는 신체 활동을 하게 된다. 눈은 감았지만, 근육이 제대로 이완하지 못해 깊은 잠을 자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이다.


밤새 에어컨을 켜두고 자면 다음날 신체 활동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잠을 충분히 못 자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수시로 피로가 쏟아진다. 호흡기질환에도 취약해진다. 추위를 느낄 정도의 낮은 온도를 설정한 채 밤새 에어컨을 가동하면 실내 습도도 30~40%까지 낮아져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진다. 이 때문에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인후염이나 감기에 걸리기 쉽다.


에어컨 바람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것은 냉방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냉방병에 걸리면 가벼운 감기, 두통, 몸살, 복통, 설사, 소화불량 등 다양한 이상 증상을 보인다. 특히 밤새 에어컨을 틀게 되면 환기를 하지 않아 실내 미세먼지가 눈, 코, 목 부위 따가움, 어지럼증, 피로감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에어컨은 취침 후 1~2시간 뒤에 꺼질 수 있도록 타이머를 설정하는 것을 권장한다.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 온도인 24~26도를 만든 후, 잠든 뒤에는 에어컨이 꺼지게 하는 것이다. 에어컨 대신 얼음주머니를 머리 옆에 두거나 차가운 수건을 발밑에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잠들고 나면 얼음은 녹고, 차가운 수건도 냉기를 빼앗기기 때문에 에어컨처럼 체온을 과도하게 떨어뜨리지 않는다. 에어컨을 켤 때는 최소 2~4시간마다 5분 이상 창문을 열어 실내외 공기가 환기되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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