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고 하지만, 낮밤 가리지 않고 틀어놓는 에어컨 때문에 감기에 걸리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특히 코가 막히는 증상이 자주 나타나는데, 한 쪽 코만 막히는 경우가 많다. 감기에 걸리면 왜 유독 한 쪽 코만 막히는 걸까?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양쪽 콧구멍으로 번갈아가며 숨을 쉰다. 이는 자율신경계에 의한 현상으로, '비주기(鼻週期)'라고 불린다. 비주기는 사람마다 다르며, 보통 1~4시간마다 바뀐다. 어느 쪽으로 숨을 쉴지는 양쪽 코 점막 수축·팽창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만약 오른쪽 코 점막이 수축돼 오른쪽 콧구멍의 숨길이 넓어지면, 왼쪽 점막이 팽창하면서 왼쪽 콧구멍의 숨길이 좁아진다. 이 경우 오른쪽으로만 주로 숨을 쉬게 된다.


한쪽 코만 막히는 것도 같은 원리에 의해 발생한다. 찬바람, 병균 등이 콧구멍으로 들어오면 콧속에 있는 '하비갑개'가 부풀어 오른다. 하비갑개는 코에 유입되는 공기의 온도·습도·먼지 등을 조절하는 뼈 점막을 말한다. 이미 비주기에 의해 한쪽 콧구멍 숨길이 좁아진 상태인데, 하비갑개까지 비대해지면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길이 꽉 막힌다.
반면, 숨길이 확보된 쪽은 하비갑개가 부풀어 올라도 막힘없이 숨을 쉴 수 있다. 특히 누운 상태에서는 머리에 피가 쏠리고 혈관이 팽창하면서 하비갑개 또한 잘 부풀어 오른다. 자연스럽게 코도 막히기 때문에 한 쪽으로 누울 때마다 누운 쪽 코가 꽉 막힌 것이다.


한편, 특별한 이유 없이 한쪽 코에서만 코피가 자주 난다면 비부비동 종양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비부비동 종양은 코 안쪽 빈 공간인 부비동과 비강에서 생기는 종양이다. 비부비동 종양은 비대칭적으로 발생해 코피, 코막힘 같은 증상이 한쪽에서만 나타난다.


이외에도 비중격 만곡증이 있다면 한쪽 코에서만 코피가 날 수 있다. 비중격은 코 중앙에서 코를 지탱하는 뼈다. 사람은 대부분 비중격이 휘어있는데, 그 정도가 심해 한쪽 코가 막혔다면 비중격 만곡증을 진단받을 수 있다. 비중격 만곡증이 있으면 코 내부 공기가 제대로 순환하지 못해 특정 부위가 건조해지고 코피가 날 수 있다. 이때 한 쪽 코가 콧물 등으로 막혀있으면 반대쪽 코에서만 코피가 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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