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은 서양인보다 췌장 크기가 작아 당뇨병에 더 취약하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이 비슷한 체격과 연령대의 한국인과 서양인의 췌장 크기를 비교 분석한 결과,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췌장 크기가 12,3% 작고 인슐린 분비능이 36.5% 떨어졌다.


그런데 동양인을 당뇨병에 더 취약하게 만드는 건 비단 췌장 크기뿐만이 아니다. 최근, 동아시아인에게 나타나는 유전자 변이가 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싱가포르 과학기술연구청이 주도하는 국제 공동 연구팀이 췌장 베타세포 발달과 유전자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베타세포는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연구팀은 인간 췌장 세포와 인간 유도 만능 줄기세포를 활용해 유전자 및 분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동아시아 특이적 PAX4 유전자 변이인 R192H가 베타세포 기능을 저하시켜 인슐린 생산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당뇨병 발병 위험이 최대 1.8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로 PAX4 R192H 변이를 편집하기 위한 유전자 요법을 분석 중이다. 유전자 편집 기술을 사용해 PAX4 R192H 변이를 교정하면 베타세포 기능 저하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주도한 테오 슝 박사는 "이번 연구는 동아시아 특이적 유전자 변이가 췌장세포에 어떻게 영향을 미쳐 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이는지 밝힌 최초의 연구"라며, "생물학적 분석에서 시작한 연구를 점차 발전시켜 추후 당뇨병 개선을 위한 해결책 마련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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