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혈당은 최소 여덟 시간 공복 상태를 유지한 뒤 측정하는 혈당이다. 정상치는 70~99mg/dL다. 만약 100mg/dL이 넘었다면 당뇨병이 코앞이라는 뜻일까?
먼저, 공복혈당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보자. 당뇨병이 없는 사람은 혈당이 올라가면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돼 혈당을 낮춘다. 그러나 공복혈당이 높다는 건 췌장에서 인슐린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거나 분비되더라도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이 높아 당뇨병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공복혈당이 100mg/dL 미만이면 정상, 100~125mg/dL면 공복혈당장애, 126mg/dL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분류한다. 공복혈당은 당뇨병 진단은 물론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 당뇨병성 케톤산증, 동맥경화증 등과 같은 합병증 발생과도 관련이 있다. 다만, 혈당을 단면적으로 파악한다는 한계가 있어 당화혈색소 검사 등이 활용되기도 한다.
공복혈당이 100mg/dL이 넘었다면 당뇨병 위험은 얼마나 커진 걸까? 같은 공복혈당장애라도 구간에 따라 당뇨병 위험도는 달라지게 된다. 공복혈당이 100~109mg/dL라면 100mg/dL 미만인 사람에 비해 당뇨병 위험도는 3.17배로 높아질 수 있다. 10년 내에 당뇨병으로 진단받을 가능성이 25%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다만, 이 구간에서는 식습관 관리나 운동을 통한 체중 조절 등으로 건 당뇨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공복혈당이 110mg/dL이 넘었다면 이미 당뇨병 합병증까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2016년 브라질에서 당뇨병이 없는 1536명의 성인을 10년간 조사했더니, 공복혈당이 110~125mg/dL이면 경동맥의 내중막 두께가 두꺼웠다(동맥경화증)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고혈당이 혈관에 미치는 영향력이 당뇨병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 구간의 당뇨병 위험도는 공복혈당이 100mg/dL 미만인 사람에 비해 7.42배로 높다. 당뇨병을 예방할 마지막 기회라 인지하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은 뒤 당뇨병 환자에 준하는 생활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한편, 공복혈당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99만4803명의 공복혈당 데이터로 '한국인 혈당 참조표준'을 발표했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인의 연령별 공복혈당 평균치는 남성의 경우 20대 91~93mg/dL, 30대 94~97mg/dL, 40대 98~100mg/dL, 50대 100~101mg/dL, 60~74세 101mg/dL, 75세 이상 100mg/dL로 나이가 갈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여성은 20대 88mg/dL, 30대 89~92mg/dL, 40대 92~94mg/dL, 50대 95~97mg/dL, 60~74세 97∼98mg/dL, 75세 이상 99mg/dL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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