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를 살펴보면 엄청 많이 먹는데 살이 잘 찌지 않고 마른 몸매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산다. 그런데 간혹 이렇게 말랐던 사람이 어느 순간 확 못 알아볼 정도로 살이 쪄서 나타나기도 한다. 아무리 먹어도 슬림하게 유지됐던 몸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조금만 먹어도 살찌는 몸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들은 무슨 이유로 살이 안 찌는 체질에서 살이 잘 찌는 체질로 바뀐 것일까.


먼저, 세트 포인트가 위로 올라간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영국의 앤드류 젠킨슨 비만 전문 외과의가 2021년도에 쓴 '식욕의 과학'에 따르면 사람마다 각각 정해진 체중인 '세트 포인트'라는 게 존재하며, 아무리 다이어트를 하고, 증량을 해도 결국 각자의 원래 체중으로 돌아오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 세트 포인트가 영원히 바뀌지 않는 것은 아니다. 생활 습관에 따라 더 높아질 수도 있고 더 낮아질 수도 있다. 즉 원래 말랐던 사람이 갑자기 뚱뚱한 사람으로 변한 경우, 낮게 설정돼 있던 세트 포인트가 어떠한 잘못된 습관으로 인해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식욕의 과학'에서는 세트 포인트를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과도한 설탕 섭취, 오메가3 지방산 부족, 불규칙한 수면 등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반대로 원래 이 세트 포인트가 높았던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앞서 설명한 원인을 주의하면 살이 안 찌는 체질이 될 수도 있다.


나이를 먹는 것 또한 살이 잘 찌는 체질로 변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미국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29세에서 39세 사이에 여성은 보통 3㎏ 이상이 증가하고, 남성은 7㎏ 이상 살이 찌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의 2013년 자료를 보면 사람은 보통 매년 0.5㎏~1㎏ 정도 체중이 증가한다고 한다.


이 나잇살은 성장호르몬과 연관이 있다. 사람은 사춘기 때 성장호르몬이 가장 많이 분비되고, 나이가 들면 점점 줄어든다. 이 성장호르몬은 몸의 지방분해를 촉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 호르몬이 줄어들다 보니 당연히 지방 분해도 덜 이루어지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수록 몸의 기초대사율과 신진대사율이 하락하게 되면서 똑같은 양을 먹고 동일하게 움직이더라도 쉽게 살이 찌게 된다. 몸무게를 유지하기 위해선 더 적게 먹고 더 많이 움직여야만 하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원래 살이 안 찌는 체질이야'라고 방심하지 말고 평소 건강한 생활 습관을 이어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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