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은 우리 몸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 중 하나다. 따라서 갑자기 초록빛이나 검은빛의 대변을 볼 때면 혹시 몸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평소와 다른 대변 색, 괜찮은 걸까?


대변의 색은 먹은 음식에 따라 쉽게 변할 수 있다. 녹색 변은 녹색 채소를 많이 먹은 뒤에 나올 때가 흔하다. 일시적이라면 안심해도 된다. 또한 담즙이 장 내에서 제대로 분해되지 않을 때도 녹색 변이 나올 수 있다. 설사가 심해 대변이 대장을 통과하는 시간이 짧을 때 유발될 수 있는데, 대변은 초록빛의 담즙이 장내세균과 만나 갈색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검은색 대변은 어떨까? 검은색 대변은 식도나 위, 십이지장 등 위장관에 출혈이 생겼다는 신호다. 점막 상처로 인해 발생한 혈액이 음식물과 섞인 후, 산소와 만나 산화되고 검은색으로 변한 것이다. 특히 위식도역류질환, 위염, 위궤양 등이 원인일 수 있다. 속이 쓰리고 소화가 어려운 증상과 함께 검은색 변을 보는 경우가 많다.


대변이 붉은색이라면 대장 하부 등 항문과 가까운 소화기관에 출혈이 있다는 뜻이다. 이때는 궤양성 대장염이나 대장게실염 등이 원인일 수 있다. 또한 40대 이전에는 치질로 인해 혈변을 보는 경우도 많다. 항문에 작은 덩어리가 튀어나왔거나 가려움이 느껴지고, 선홍빛 혈변을 본다면 치핵일 가능성이 크다. 간혹 붉은 혈변은 대장암을 의심해볼 수도 있다. 혈변과 함께 복통, 급격한 체중감소, 가는 변, 잔변감 등의 증상이 있다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흐린 회색 혹은 하얀색의 변을 본다면 담도폐쇄증을 의심할 수 있다. 담도폐쇄증이 있으면 담즙이 대변에 제대로 섞이지 않아 흰 쌀밥을 뭉쳐놓거나, 두부를 으깨놓은 것 같은 대변이 나오게 된다. 이 외에 담낭염, 담석 등이 있을 때도 회색 변을 볼 수 있다. 또한, 췌장염으로 지방분해 능력이 떨어지면 기름 성분으로 인해 변이 흰색에 가까워진다.


대변의 모양으로도 건강 상태를 유추해볼 수 있다. 토끼 똥처럼 작은 구슬 모양의 변을 보거나 자꾸 끊기는 것은 대표적인 변비 증상이다. 몸속 수분이 부족해 대변이 장에서 오래 머물면서 딱딱하게 굳어졌기 때문이다. 하루 2L 이상 충분한 물을 마시며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가늘고 긴 모양의 변은 영양 부족·불균형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식사량을 늘리고 섬유소와 단백질을 보충하면 다시 원래 모양으로 돌아온다. 만약 오랜 시간 앉은 자세로 일하거나, 식사를 불규칙하게 할 경우엔 울퉁불퉁한 소시지 모양의 변을 볼 확률이 높다. 이땐 변을 볼 때도 힘이 들고 고통스러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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