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도기로 매번 털을 밀기 귀찮다면 레이저 제모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제모할 부위에 레이저를 쏴 열을 발생시키고, 이로써 모근을 파괴하면 털이 자라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서는 레이저 제모를 받은 후에 오히려 털이 더 나기도 한다. 이런 부작용은 왜 생기는 걸까?


레이저 제모를 마친 후에 털이 다시 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약 0.6%의 사람에게서만 이런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간혹 레이저 세기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제모할 부분의 주변 모근에 잔열이 닿으면 털이 다시 자라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모근이 잔열에 자극받아서다.


레이저 제모 후 털이 자라는 사람들을 확인했더니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가 많았다는 보고도 있다. 명확한 원인을 밝힌 연구는 아직 없으나,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에게 다모증이 자주 나타나는 것이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있으면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 수치가 높아져 털이 많아지기 쉽다. 이런 사람들의 모근이 레이저 잔열에 자극받으면 털이 잘 나는 기본 상태가 유지돼 오히려 털이 더 잘 자랄 수 있다는 것이다.


털이 다시 자라지는 않았지만, 레이저 제모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거나 적은 사람도 있다. 멜라닌 색소가 적어 색이 옅은 털이 많은 사람은 레이저 빛이 모근을 인식하기 어려워 제모 효과가 덜한 경향이 있다. 호르몬 보충제나 다모증 유발 약물을 복용한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제모 효과가 느릴 수 있다.


신체 부위에 따라서도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겨드랑이털처럼 굵은 털은 적은 횟수로 깔끔하게 제모할 수 있지만, 팔은 털이 가늘어 레이저로도 여러 번 제모해야 한다. 다만, 턱수염은 굵은 털이라고 해도 밀도가 높아 털이 완전히 제거되는 속도가 느린 편이다. 남성 턱수염 레이저 제모는 보통 10회 에상 해야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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