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는 누구에게나 발생한다. 겉으론 걱정거리는 전혀 없고, 행복해 보이는 사람도 알고 보면 속으로는 스트레스가 많다. 특히 현대인은 스트레스로 인해 불안, 걱정, 근심이 끊이지 않는다.


이런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자세는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스트레스에 잘 대응하는 사람일수록 삶의 질이 높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와 관련해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데 남녀 차이가 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연구팀에 따르면, 여성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남의 기분을 더 잘 이해하려고 하는 데 비해 남성은 반대로 소극적으로 움츠러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47명의 오른손잡이 비흡연자 남녀를 대상으로 남의 얼굴 사진을 들여다보았을 때 뇌의 반응을 관찰했다. 이들은 연구를 실시하기 한 시간 전에 운동을 했는지, 카페인 음료를 먹었는지에 대해 답했고 피임약과 스테로이드제를 먹은 사람은 없었다.


보통 다른 사람의 얼굴 사진을 들여다 볼 때 뇌의 시각 처리 부위와 얼굴 표정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부위도 활성화된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화난 얼굴을 보며 스트레스를 받은 남성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뇌 영역의 활동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남성은 뇌의 기본적인 시각 처리 부위가 위축됐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표정이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가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뇌 영역도 함께 움츠러들었다는 것이다.


여성은 그 반대 현상을 보였다. 스트레스를 받는 여성은 대조군에 비해 뇌의 얼굴 영역 인식 부위의 활동이 증가하고 얼굴 감정을 해석하는 데 사용되는 뇌 영역 간의 조정이 증가했다.


다시 말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여성은 남의 기분을 어떻게 하면 더 잘 이해할 수 있나 하고 모색하는 반면, 남성은 스트레스가 심하면 사회적으로 스스로를 위축시키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남이 공포에 휩싸여 있는지, 화가 나 있는지를 읽는 뇌의 기능이 여성보다 현저히 떨어졌다. 이는 남성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말수가 적어지고 소극적으로 반응한다는 통념을 확인한 셈이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급성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이 남성과 여성의 반대 방식으로 뇌 영역의 후속 활동과 상호 작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나타낸다"며, "스트레스를 받으면 남성은 사회적으로 위축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여성은 정서적 지원을 원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Why we fight: Men check out in stressful situations, while women show increased brain coordination when looking at angry faces)는 신경 과학 저널 ≪뉴로리포트(NeuroReport)≫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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