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ℓ를 초과해 물을 마시는 사람은 1ℓ 이하로 물을 마시는 사람보다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와 허리둘레가 크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금나나 동국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연구팀은 성인 172명을 대상으로 평소 물 섭취량 등을 조사‧분석한 결과,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한국인 성인 172명(남성 75명‧여성 97명)을 대상으로 하루 동안의 물 섭취량, 섭취하는 물의 온도, 물 섭취 시간대 등 물 섭취 습관에 대한 설문조사와 유전자 분석을 함께 진행해 체질량지수(BMI)와 허리둘레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분석하였다.


그 결과,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하루 1ℓ를 초과해 물을 마시는 사람은 1ℓ 이하의 물을 마시는 사람에 견줘 비만‧과체중 여부를 가늠하는 체질량지수가 평균 0.9㎏/㎡가량 더 높았고 허리둘레도 3.01㎝가량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향은 평소 차가운 물을 많이 마시거나 유전자 분석에서 비만 위험이 낮은 경우 더 두드러졌다. 일반적으로 찬 물을 마시는 건 우리 몸이 내부 체온 유지를 위해 많은 열량을 소모한다는 점에서 체중 감량 전략 중 하나로 쓰였다.


연구팀 관계자는 "에너지 소비를 높이는 데 있어 찬물 섭취의 효과는 체중에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들 만큼 충분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오히려 냉수 섭취에 따른 근육과 혈관의 수축이 소화와 혈류의 제한, 면역력 약화 등의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팀은 비만도가 높은 사람들이 체중 조절을 위해 차가운 물을 많이 마시면서 이런 결과가 관찰됐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추가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이번 연구에서 하루 물 섭취량과 관계없이 잠자리에 들기 전에 물을 마시는 사람이 물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체질량지수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아침 공복이나 식전‧식간‧식후 수분 섭취는 체질량지수와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금나나 교수는 "수면 중 수분 손실이 비만의 위험요인인 혈액 점도를 높일 수 있다는 과거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며, "취침 전 물을 마시면 밤새 몸에 수분을 공급하고 혈액 순환을 증가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체중 조절 관점에서 수분 섭취 패턴을 고민한다면 칼로리 섭취와 운동보다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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