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 등 달콤한 음식을 즐겨먹으면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주된 원인으로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당류 함량이 꼽힌다. 그런데 최근, 식품 가공 과정에서 첨가되는 유화제도 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유화제는 기름과 물이 분리되는 것을 방지해 음식의 질감을 향상시키고 풍미를 좋게 하는 첨가물을 말한다. 아이스크림, 초콜릿, 빵, 저지방 요거트, 귀리 음료 등 다양한 식품에 첨가된다. 흔히 사용되는 유화제는 레시틴, 모노글리세라이드‧디글리세라이드, 구아검, 잔탄검, 카라기난, 셀룰로오스 등이다.


프랑스 소르본대 연구팀이 2009~2023년까지 뉴트리넷-상테 데이터를 활용해 성인 10만4139명을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의 식이기록에서 유화제로 분류된 61개의 식품 첨가물을 확인하고 총 섭취량을 유화제 노출 정도로 평가했다.


평균 7년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1056명이 당뇨병에 걸렸다. 유화제에 대한 지속적인 노출은 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루 카라기난 섭취가 100mg 증가할 때마다 당뇨병 발병 위험은 3% 증가했고 모노 및 디글리세라이드 섭취량이 100mg 늘어나면 당뇨병 발병 위험이 4% 높아졌다. 이외에 하루 섭취량이 500mg 늘어날 때마다 당뇨병 발병 위험은 각각 구아검 11%, 잔탄검 8%, 인산삼칼륨 15%, 소듐시트레이트 4% 증가했다.


유화제가 장내 미생물군 구성 및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장 염증을 유발해 대사 장애를 일으킨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 종국에는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연구팀은 추후 유화제 섭취와 관련된 혈액 바이오마커 및 장내 미생물군 변화를 관찰할 예정이다.


이 연구 결과는 'Lancet Diabetes&Endocrinology'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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