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자주 악몽을 꾸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리 꿈이어도 악몽을 꾸면 기분이 좋지 않고, 잠을 푹 자지 못한 느낌이 든다. 단순히 꿈일 수도 있겠지만, 많이 꾼다면 의외로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공격받거나 쫓기는 꿈을 자주 꾼다면 뇌 기능이 저하됐다는 신호일 수 있다. 실제로 영국 버밍엄대 연구팀은 잦은 악몽이 파킨슨병의 전조 증상일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꿈을 꿀 때 뇌간에선 신체 근육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뇌세포군이 활동한다. 그런데 파킨슨병이나 치매처럼 뇌 기능이 저하되면 이 뇌세포군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된다. 이로 인해 꿈이 잘 조절되지 않고, 악몽을 꾸는 것이다. 심할 경우 꿈에서 하는 행동을 현실에서 그대로 행하기도 한다. 캐나다 맥길대 연구팀에 따르면 꿈에서 겪은 일을 실제로 행동하는 사람 중 52.4%가 12년 뒤 치매 및 파킨슨병에 걸렸다.
만약 가위눌림이 잦다면 뇌에서 행동과 수면의 조화를 이루는 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는 것일 수 있다. 잠을 자면 근육을 마비시키는 호르몬이 나와서 꿈속에서 하는 행동을 실제로 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잠에서 거의 깨 의식이 대부분 돌아온 상태인데, 근육을 억제하는 호르몬이 계속 나오면 가위눌림이 발생할 수 있다.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면서 누군가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잡은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이다. 이때 손끝이나 발끝을 움직이면 다른 감각들도 돌아오면서 가위눌림의 상태에서 벗어나기가 비교적 쉬워진다.
꿈 자체를 자주 꾸고, 기억한다면 수면장애를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꿈은 얕은 잠을 자는 단계인 렘수면 단계에서 꾸게 된다. 렘수면은 전체 수면의 약 20%를 차지한다. 렘수면 때 깨우면 누구나 꿈을 꿨다는 것을 기억한다. 하지만 깨지 않고 푹 자고 일어났을 때는 꿈을 꾼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
보통 수면 중 잦은 각성을 일으키는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장애가 있을 때 밤새 꿈을 꾸었다고 느끼게 된다. 수면무호흡증은 코를 심하게 골면서 중간중간에 호흡이 끊기는 것이다. 호흡이 멈추면 뇌가 놀라 몸을 움찔거리며 깨기 쉽다. 이외에도 꿈과 연관된 동작이나 잠꼬대하는 렘수면행동장애 등이 있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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